- 7억년 후 - 1부

3시간 36분전
26
0
0
0
본문
- 7억년 후 -
[우주창조자 대서사시]
1부
내가 하나님이라면
말없이 쳐다만 보지 않았을 것을
내가 하나님이라면
말없이 눈물만 흘리지 않았을 것을
내가 하나님이라면
슬픔의 기억을 가진 비가 내리게 하지는 않았을 것을
내가 하나님이라면
눈을 감고 저 광활한
우주 끝까지 일렁이는 행복의 파도를 맛보았으리라
나에게 귓속말로 다정하게
속삭이는 그녀
번쩍이는 두 눈으로
나와 함께 훌라춤을 추던 그녀
나도 모르는 사이
흩날리는 벚꽃이 되어
만질 수 있는 공기마저
깨끗하게 해 주었네
그녀와 함께라면
저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아도
눈이 멀지 않으리
그녀와 함께라면
우주 한복판에서 눈을 감고 있어도
평안하리
비둘기처럼 내게 날아와
아름다운 소설이 되었네
그녀는 사로잡힌 자
그녀는 내 옆에 앉아있는 꽃
나의 눈물을 주었는데도
만질 수조차 없구나
지하철을 타고
나를 만나러 오는 그녀
알 수 없는 벽에 가로막혀
다시 돌아가는구나
나의 우주 안에 살고 있는 그녀
맨소래담로션 바르고
좀비들 가득한 세상에서
나의 집에 찾아와
TV를 보고 있네
0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