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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 내놓고 어디가냐" 의성 산불 최초 목격자의 증언

    본문

    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6402


    “불 내놓고 어디가냐” 의성 산불 최초 목격자의 증언

    입력2025.03.28. 오후 9:11 
     
    수정2025.03.28. 오후 9:27
     기사원문
    문준영 기자이명익 기자
    3월28일 의성 산불 최초 목격자 김정호씨가 발화지인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일대 야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3월28일 의성 산불 최초 목격자 김정호씨가 발화지인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일대 야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3월22일 시작된 의성 산불은 역대 가장 참혹한 상흔을 남겼다. 이번 산불은 한 성묘객의 불씨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야산에서 발생한 불씨는 강풍을 만나며 인근 지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당시 산불을 최초로 확인한 인물이 바로 괴산1리 이장 김정호씨(57)다. 김 씨는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산불을 일으킨 성묘객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사IN〉은 김 씨와 만나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해 들었다.

    3월22일 의성 산불의 발화자로 추정되는 성묘객과 마주쳤다.

    과수원에서 한참 일하던 중이었다. 오전 11시28분경 군청 산림과에서 급히 전화가 왔다. 산불이 났다면서 현장에서 확인해 줄 수 있냐고 하더라.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찾아갔는데, 농로 한편에 짙은 군청색 BMW 차량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옆에 한 여성이 서 있었다. 산소에 왔다고 하더라. 산불이 났으니 어디 가지 말라고 말하고 연기가 나는 산 정상 방면으로 올랐다. 3분의1 지점까지 올랐는데, 맞은 편에서 뛰어 내려오는 두 사람과 마주쳤다. 젊은 여자와 나이 든 남성이었다. 두 사람이 발화자일 것 같다는 직감이 왔다.

    그 직감이 맞았나?

    “불을 내놓고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니 남자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두 사람을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뒤따라 내려갔다. “현장 이탈하면 더 큰 책임감이 따를 거다. 이따 의용소방대가 출동할 것이니 여기서 안내하던가 해라”라고 말했다. 성묘객 일행들이 그러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길가에서 가장 처음 봤던 여성이 발화자의 부인이었다. 부인이 울먹이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남편에게 묻더라. 나는 발화자를 인계해달라고 파출소장에게 전화했다.

    김정호씨는 3월2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소방과 파출소에 신고했다. ©시사IN 이명익
    김정호씨는 3월2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에 직접 방문해 확인하고, 소방과 파출소에 신고했다. ©시사IN 이명익


    그리고 다시 산에 올랐는데, 이때 산불의 규모는 어느 정도였나?

    산소, 즉 발화지점은 산 정상에 있었다. 도착해보니 산 능선 반대 방향으로 불이 번지고 있었다. 최초 현장 도착 당시 1000평(약 3300㎡) 이상 불타고 있었다. 나도 의용소방대원이다. 나무 몇 그루 불타는 수준이었다면 초동 진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현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헬기가 와야 할 것 같았다. 의용소방대 총무부장에게 전화해 헬기와 소방대원을 지원 요청하라고 말했다. 사실 헬기는 비교적 빨리 떴다. 제일 무서운 건 바람이었다.

    당시 바람이 얼마나 불고 있었나?

    바람이 산에 부딪히면서 불이 걷잡을 수도 없이 (산꼭대기 너머로) 넘어가 버렸다. 산 아래쪽은 활엽수가 많지만, (처음 불이 붙은) 산 위쪽에는 소나무가 많이 자랐다. 소나무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거다.

    이렇게 큰 불로 번질 것이라 생각했나?

    이렇게 큰 재앙으로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생지옥이었다. 온 산이 벌겋게 변했다. 일주일 내내 면 소재지 전체가 안개 속에 갇혀 있었다. 그 정도로 심했다. (불이 붙지 않아 나무가) 남은 산이 얼마 안 된다. 직접 보지 않은 사람들은 산불의 무서움과 그 고통을 모른다. 어제도 밤늦게까지 산불 진화하느라 파김치가 되었다. 집에 들어가면 곪아 떨어진다. 일주일째 계속 그런 밤을 보냈다.

    오늘(3월28일) 오후 5시, 의성 산불의 주불이 발생 149시간 만에 진화되었다는 속보가 떴다.

    잡혀서 다행이다. 우리는 산림이 인접해 있으니까 홍보도 잘 되어 있고 경각심도 잘 갖추고 있다. 산불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안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 (마을에서) 쓰레기만 태워도 곧바로 벌금 30만 원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도시 사람들은 산불의 공포나 위험을 잘 모를 것이다. 우리 동네는 무덤덤하다. 당할 거는 이미 다 당했으니까. 이제 일상생활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

    3월28일 경북 의성군 안평리 괴산1리 야산 깊숙한 곳에 산소가 위치해 있다. 이번 의성 산불은 이곳에서 한 성묘객이 붙인 불씨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사IN 이명익
    3월28일 경북 의성군 안평리 괴산1리 야산 깊숙한 곳에 산소가 위치해 있다. 이번 의성 산불은 이곳에서 한 성묘객이 붙인 불씨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사IN 이명익
    3월28일 경북 의성군 안평리 괴산1리 야산 깊숙한 산소에 노란색 경찰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산불은 사진에서 보이는 산소 위로 번져 의성군 전체로 퍼져 나갔다 ©시사IN 이명익
    3월28일 경북 의성군 안평리 괴산1리 야산 깊숙한 산소에 노란색 경찰 폴리스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산불은 사진에서 보이는 산소 위로 번져 의성군 전체로 퍼져 나갔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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