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속 "할매 빨리 업혀요…외국인 선원 "구조 영웅"

2025-04-03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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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초대형 산불이 경북 영덕의 바닷가 마을을 덮쳤을 때 고령의 주민들을 구한 숨은 영웅들이 있습니다.
마을 이장과 어촌 계장, 그리고 외국인 선원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들은 마을을 돌며 산불이 난 걸 알리고, 거동이 불편한 주민은 직접 업고 대피시켰습니다.
[기자]
깜깜한 밤, 영덕의 한 바닷가 마을 야산이 시뻘건 화염에 뒤덮였습니다.
매캐한 연기와 돌풍 같은 바람을 뚫고 다소 서툰 우리말로 주민을 부축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현장음> "할머니! 잠깐만 잠깐만! 혼자 안돼!"
평화롭던 어촌에 산불이 덮치자 마을 이장과 어촌 계장을 비롯해 외국인 선원까지 구출 작전에 나선겁니다.
이날 전기와 통신이 끊기면서 대부분 고령인 마을 주민들은 산불이 코앞으로 다가온 줄 몰랐습니다.
<유명신 / 어촌 계장> "통신은 아예 핸드폰이 안 됐고 전기 같은 경우는 전체가 완전히 암흑지대였는데 보이는 건 오직 화염밖에 없었어요."
긴박한 상황, 이들 세 명은 집집이 돌아다니며 주민들을 구출했습니다.
이 가운데 외국인 선원 수기안토 씨는 가파른 어촌 마을 언덕을 오르내리며 거동이 불편한 주민 7명을 직접 둘러업고 대피시켰습니다.

<수기안토 / 외국인 선원> "할머니 업고, 옆에 끼고 빨리 나오세요 밑으로 빨리 나오세요 저기 방파제까지. 가족이기 때문에. 여기 (온 지) 8년 됐는데 사람들 다 알아요. 한국 가족."
산불을 피해 방파제에 모인 주민들이 두려움에 떤 지 2시간여, 민간구조대가 나타나 어선 등에 주민을 태우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습니다.
이들 숨은 영웅 덕분에 6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화마의 손아귀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임청화 / 어촌 주민> "집은 물론 (산불에) 탔지만 인명 피해가 없다는 거에 진짜 웃음이 나더라고요. 우리 동네는 아무도 안 죽고 살아서 다행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법무부는 3년 뒤면 우리나라를 떠나야하는 인도네시아인 수기안토 씨에 대해 장기체류 비자 부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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