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결) 프로포즈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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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텐 올라온 프로포즈 비용 관련한 글 보고 자랑아닌 자랑하려고 글 씀
난 영국에서 일하는 외노자, 와이프(당시 여자친구)는 영국인
우리는 영국의 꽤 많은 커플들 처럼 앱으로 만났음
한 1년 좀 넘게 교제 후에 동거를 하기로 함
런던은 사실 누군가랑 같이 살지 않으면 집값이 감당이 안돼서 두명이서 투룸 구해서 사는게 일반적임
커플들은 둘이서 분리형 원룸 같은데서 사는게 비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한국에 비하면 커플들이 동거를 꽤 빨리 결정함
그렇게 한 6개월 같이 살았을 때 쯤 어느 토요일 아침에 대충 차려서 잠옷차림으로 같이 밥먹는데
꾸밈없는 모습으로 시덥잖은 농담 주고 받으면서 낄낄대는 우리 모습에 진짜 뭔가 행복하고 충만한 느낌이 들었음
"배우자가 될 사람이 이 사람이구나"라는 확신이 들어서
그 날 오후에 친구 만나러 나간다 프로포즈용 다이아 펜던트 목걸이 사옴 (자기 친구가 프로포즈 받았을 때 자기는 반지 같은거 말고 목걸이 했으면 좋겠다고 은연중에 얘기한게 기억남)
평소에 같이 영화나 인스타 같은거 보다가 막 엄청 화려하거나, 콘서트, 경기장, 플래시몹 같은걸로 프로포즈하는거 나오면
저런거 하면 자기는 진짜 민망해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었음
그래서 목걸이는 샀는데 어떻게 소소하면서도 기억에 남게 프로포즈 할 수 있을까하다가
아침상에 목걸이 올려서 차리고 프로포즈 해야지 하면서 이런저런 멘트 생각했음
다음날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서 커피내리고 아침 만들어서
아침이 담김 접시, 커피가 담긴 머그컵, 장미 한송이 그리고 목걸이 들어있는 작은 목걸이 통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이뻐보이게 만들고 심장떨려서 심호흡한번하고 뒤돌아서 깨우러 가려는데 그러고 있는 걸 부엌문 앞에서서 웃참하면서 다 지켜보고 있었음
짜잔~하지 못해서 속상하긴 한데 그 상황이 또 웃기고 민망해서
그냥 뻔뻔하게 "Good morning, breakfast?"하고 의자 빼줌
그러곤 맞은 편에 앉아서 운을 떼려는데 진짜 너무 떨리는거임
비록 남들 결혼 얘기는 했었지만 정작 우리 결혼에 대해선 얘기해본 적이 없었고
나랑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니까 진짜 심장이 미친듯이 뜀
커피 한 모금 마시고
"평일 아침에 바쁘게 나가면서 "See you later my love"하는 네 뒷 모습이 너무 좋고
주말 아침엔 부스스한 모습으로 웃으면서 아침먹는 네가 너무 좋다"
하니까 자기가 아침에만 좋냐고 농담해서 또 당황함
뭔가 준비한 말이 더 있었는데 기억도 안나고 해서
어버버하다가 그냥 윌 유 매리미? 해버림
그랬더니 오브콜스~하고 와서 안아줬음
프로포즈는 그렇게하고, 국제 결혼은 또 절차가 복잡해서 실제로 결혼하는데까진 꽤 걸렸지만 여튼 무사히 결혼해서 얼마전에 3주년 보내면서 또 프로포즈할 때 얘기하면서 한참 웃었다.
다들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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