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유격수에서 ‘대표팀 주전’까지…김주원, 눈물 젖은 방망이로 다시 태어났다→의미 있는 ‘성장통’ [SS스타]
본문
눈물 젖은 방망이로 다시 태어났다
커리어하이 시즌
만 번의 스윙과 눈물
‘그저 그런 유격수’에서
‘한국 최고의 유격수’로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올시즌 가장 극적인 성장을 이룬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NC 김주원(23)이다. 성적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노력의 결실을 보았다. 눈물 젖은 방망이로 다시 태어났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한 김주원이다.
김주원은 올시즌 144경기 전 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웠다. 체력과 집중력, 경기 운영 능력 모두가 한 단계 올라섰다. 또 타율 0.289, 15홈런 65타점 98득점 44도루, OPS 0.830을 적었다. 개인 최고 기록이다.
특히 대부분 지표에서 올시즌 10개 구단 유격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당연히 골든글러브 최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대표팀에서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지난 16일 한일전 2차전 9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을 만들어내며 또 한 번 ‘성장한 타자 김주원’을 알렸다.

올시즌의 시작점은 ‘타격 루틴 교정’이었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왼쪽 골반을 닫아 고정하는 동작을 추가했다. 그는 “스윙 때 중심이 앞쪽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골반을 잡아두면 쏠림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타격 교정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노력이 숨어 있었다. 김주원은 정규시즌 매 경기를 마치고 다시 배트를 잡았다. 밤 11시가 넘어 구단 숙소에서, 혹은 훈련장에서 ‘만 번의 법칙’을 스스로 실행한 셈이다.
흔히 ‘눈물 젖은 초코파이를 먹어야 진짜 군인(?)’이란 말이 있다. 김주원은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 ‘눈물 젖은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변화는 실제 성적으로 돌아왔다.

성장만 있었던 한 해는 아니었다. 도쿄돔에 도착한 다음 날, 외할아버지 별세 소식을 들었다. 슬프지만, 꾹 참고 뛰었다. 그는 “부모님께서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라’고 하셨다. 직접 보내드리지 못하는 대신, 내 플레이로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평소 담담한 성격의 그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그는 “내가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잘 보내드린 것 같다”고 했다. 책임감과 애정이 만든 눈물이었다. 심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을 이뤘다.

프로 입단 이후 김주원에게 따라붙던 평가가 있다. "수비는 좋은데 타격이 아쉽다", "기본기는 갖췄지만 결정적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그는 이 모든 꼬리표를 지워냈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또 하나의 선수가 이렇게 탄생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