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을 뜨겁게 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블랑과 헤난의 첫 맞대결…남자부 ‘빅매치’다웠던 명승부[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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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천안=박준범기자] 남자부 빅매치다운 명승부였다.
16일 천안유관순체육관.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과 연승을 질주하는 대한항공의 이번시즌 첫 맞대결. 절친으로 알려진 필립 블랑 감독과 헤난 달 조코 감독이 V리그에서 만나는 첫 맞대결이어서 더욱더 큰 관심을 받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3574명의 관중이 찾았다.
지난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두 팀은 애초 지난달 18일 남자부 개막전으로 만날 예정이었으나,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으로 일정이 내년 3월19일로 미뤄졌다. 2라운드에서야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경기 전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했다. 필립 블랑 감독은 “대한항공과 같은 강팀과 만날 때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헤난 감독과 맞대결에 즉답을 피했다.
헤난 감독은 “블랑은 매우 좋은 감독이다. 어디를 가든지 좋은 역할을 했다. 헤난과 블랑의 대결이 아닌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대결”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정작 경기가 시작되고 나서는 불이 붙었다. 양보 없이 맞붙었다.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세트가 없었다. 3~4점 앞서다가도 순식간에 흐름이 바뀌기도 했다. 계속해서 엎치락뒤치락했다.

양 팀 감독은 지속해서 작전 타임과 비디오 판독으로 상대의 분위기와 흐름을 바꾸는 데 집중했다. 양 팀 벤치의 항의도 계속했다. 3세트에는 현대캐피탈 한상길 코치가 경고를 받았다. 헤난 감독은 한 점 한 점에 격한 제스처를 표현했다. 1세트 초반 작전 타임 때는 목소리를 높여 선수들을 강하게 다그치기도 했다.
묘한 상황도 나왔다. 대한항공이 3세트 20-19로 앞선 상황에서 김규민의 속공이 성공했는데 현대캐피탈이 네트터치 비디오 판독을 다시 요구했다. 김규민이 때린 공이 현대캐피탈 김진영의 머리를 맞고 관중석으로 떴다. 김규민이 김진영에게 사과하면서 네트를 터치했다. 비디오 판독을 거쳐 네트터치가 인정됐다.

대한항공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헤난 감독이 경고받고 일단락됐다. 대한항공은 이 비디오판독 이후 흔들려 3세트를 헌납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4~5세트에 집중력을 발휘, 결국 승리를 챙겼다.
부임 이후 첫 2연패에 빠진 블랑 감독은 “대한항공의 공격과 수비가 잘됐고 우리는 블로킹이 잘됐다. 5세트로 넘어와서는 강서브에 밀렸다. 패했지만 좋은 경기 했다”고 말했다. 헤난 감독 역시 쉬운 경기가 아닐 것은 예상했지만 힘든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서브가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결과를 떠나 박빙의 경기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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