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이었다” 1년 8개월 만에 돌아와 기대하지 않은 골까지…조규성, 화려한 ‘왕의 귀환’
본문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집념’의 득점포다.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A매치 평가전에서 복귀골을 터뜨렸다.
1-0으로 앞선 후반 30분 손흥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조규성은 후반 44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이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받은 조규성은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돌아섰다.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에도 끝까지 왼발을 뻗어 슛을 시도했다. 공은 골키퍼 손을 스친 뒤 골대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조규성은 지난해 3월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경기 이후 무려 1년 8개월 만에 A매치에 등장했다.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경기에서 득점한 후 1년 10개월 만의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인간 승리’에 가까운 복귀라 감동을 안겼다. 조규성은 2023~2024시즌 종료 후 고질적으로 자기를 괴롭히던 무릎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치료, 재활하는 과정에서 수혈 감염이 발생해 경기에 뛸 수 없는 몸 상태가 됐다. 2024~2025시즌을 통으로 날렸다. 선수 생명에도 위협이 갈 만한 불운한 사건이었다.
위기를 극복하고 조규성은 이번시즌 복귀해 소속팀 미트윌란에서 출전 시간을 늘리고 있다. 그리고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지난달 덴마크로 날아가 조규성이 뛰는 모습을 관찰했고, 대표팀에 호출했다.
조규성이 교체를 위해 사이드라인에 등장하자 대전월드컵경기장에 모인 3만 3000여 명 관중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선수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태극마크를 다시 단 조규성을 향한 아낌 없는 응원이다.

사실 홍 감독이 이번 달 A매치에서 조규성의 활약을 크게 기대한 건 아니다. 조규성은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에 들어온 적이 없다. 일단 분위기 파악, 적응 등을 과제로 두고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조규성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 컸다. 이번 소집을 앞두고도 “이번엔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조규성에게 미안하지만 출전 시간이 많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큰 기대가 없었던 것과 다르게 조규성은 골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경기 후 조규성은 “집념이었다. 몸싸움을 이겨내다 밸런스가 무너졌는데 골을 넣고 싶다는 집념 하나로 만들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조규성이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조규성뿐 아니라 손흥민(LAFC), 오현규(헹크)까지 세 명의 자원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표팀에 반가운 소식이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