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잘 보내드리고 싶었다” 김주원, 극적 홈런 후 ‘뜨거운 눈물’…하늘에서 흐뭇하게 보셨기를 [SS도쿄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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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일본 입국 후 외조부상
부모님 만류로 대표팀에 집중
한일전 2차전 9회말 극적 동점포
경기 후 끝내 참았던 눈물 터뜨려

[스포츠서울 | 도쿄=김동영 기자] 야구대표팀 김주원(23)이 한일전에서 9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렸다. 경기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유가 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외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김주원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K-베이스볼 시리즈 일본과 경기에서 팀이 6-7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동점 솔로 홈런을 날렸다. 일본이 자랑하는 특급 불펜 오타 다이세이를 상대로 만든 대포다.
이날 경기는 팽팽하게 흘렀다. 3회말 먼저 3점 뽑았으나, 4회초 3실점하며 동점이다. 전날과 같은 흐름이다. 4회말 신민재 적시타가 터져 4-3으로 앞섰다. 5회초 볼넷이 화근이 되면서 3실점, 4-6으로 밀렸다.

7회말 박동원 희생플라이로 5-6으로 붙었으나 8회초 또 밀어내기 볼넷이 나오며 5-7이다. 8회말 안현민 솔로 홈런으로 6-7로 재차 추격했다.
그리고 9회말이다. 일본이 다이세이를 냈다. 땅볼과 뜬공으로 2아웃이다. 김주원이 타석에 섰다. 카운트 1-1에서 3구째 시속 155㎞ 속구를 때렸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이다. 7-7 동점이 됐다. 이게 최종 스코어다.

경기 후 김주원은 “다이세이 투수가 좋은 투수라는 점은 미리 알고 있었다. 2아웃이었는데 ‘마지막 타자가 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들어갔다. 타석에서 더 집중했다. 실투가 들어왔고, 운 좋게 잘 받아친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전보다 타격에서 더 성장한 상태로 대표팀에 왔다. 국제 무대에서 내가 어떻게 할지 나도 궁금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잘 치기는 했으나 그 전 타석에서는 과정과 결과 모두 부족했다. 더 보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진짜다. 김주원 발탁 가능성이 아주 크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 대회가 열린다. 시즌 때와 똑같은, 100% 컨디션으로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나라 선수들 데이터 분석이 먼저 필요할 것 같다. 더 좋은 모습으로 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실 아픔을 안고 뛰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외할아버지가 별세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다. 외할아버지 얘기가 나오자 끝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잠시 감정을 추스른 김주원은 “일본 입국 후 다음 날 소식을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라’고 하셨다. 할아버지를 직접 보내드리지 못하기에, 내 플레이로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만큼 경기에 더 몰입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 했다. 그렇게 임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있어서 할아버지 잘 보내드린 것 같다”며 재차 눈물을 보였다. 하늘에서 외손자의 홈런을 기쁘게 바라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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