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다 쓰면 뒤가 웃는다” 주도권 싸움 길어질수록 ‘추입형 전성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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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경륜 흐름이 확 바뀌고 있다. 초반부터 ‘앞자리’ 싸움이 격렬해지며 선행형들이 힘을 많이 소모하는 사이, 뒤에서 흐름을 읽고 막판 승부를 노리는 추입형들의 반격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결승선 직전까지 승부가 요동치는 장면이 잦아진 가운데, ‘한 방’을 가진 추입형들이 최근 가장 뜨겁게 주목받는 존재로 떠올랐다.
최근 금·토·일 편성 전반을 뜯어보면, 유독 초반 선점 싸움이 치열하다. 비슷한 기량의 선행형들이 앞에서 서로 밀리지 않으려다 보니 체력 소모가 눈에 띄게 큰 편이다. 이때 뒤에서 타이밍을 잡은 추입형들이 결승선 직전 ‘벼락같은 한 방’으로 판을 뒤집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연출되고 있다.

이 흐름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가 수성팀의 베테랑 이수원(12기, A1)이다. 그는 지난달 10일 부산 3경주에서 신동인·손동진·고요한 등 기량과 인지도가 높은 선수들 사이에서 주도권 다툼을 지켜본 뒤, 결승선 직전 안쪽을 파고드는 추입으로 1위를 따냈다.
이어 지난달 24일 광명 6경주에서도 흐름을 기다렸다가 ‘한 번에’ 역전했다. 경험과 타이밍 감각이 만들어낸 모범적인 운영이었다.

선발급 김현(20기, B1, 경기 개인)은 최근 ‘역전의 교과서’ 같은 경주를 연달아 보여주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1일 경륜 개장 31주년 기념 대상 경륜 선발급 준결승전(4경주)에서 그는 인기 순위 하위권이었지만 경주가 시작된 후 후반부 3·4코너부터 과감하게 안쪽을 파고들며 결승선 직전 추입에 성공했다. 끝까지 흐름을 버리지 않는 집중력과 판단 속도가 빛났다.

우성식(15기, A2, 동서울)도 최근 인상적인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일 부산 2경주에서 이태호·김민수의 선행 다툼을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추입으로 역전. 무려 1년 만에 금요 예선 우승을 따내며 흐름 변화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김명섭(24기, A1, 세종)은 기존 선행 위주의 전법에서 벗어나, 내선과 타이밍을 활용한 ‘추입 전술’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부산 2경주에서 강자들이 앞서서 주도권을 다투는 동안 내선을 노리다 추입에 성공, 깜짝 우승을 만들었다. 과감한 전법 전환이 완벽히 적중한 사례다.

이외에도 김도완(23기, A3, 경기 개인), 박종태(26기, A2, 김포), 이용희(13기, A1, 동서울), 윤창호(18기, B1, 전주), 김태율(28기, A1, 창원 상남) 등도 최근 위채 경쟁의 틈을 활용한 벼락같은 추입 전술로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주목받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최근 경주는 주도권 다툼이 길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선행형이 힘을 많이 쓰는 흐름이 이어질수록, 뒤에서 타이밍을 노리는 추입형이 승부의 향방을 뒤집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단순히 앞선 선수만 보지 말고, 경기 흐름을 읽고 기다릴 줄 아는 선수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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