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의 눈물, 청두서 지웠다”…‘페이커’, 사상 첫 롤드컵 3연패! 통산 6회 우승 ‘금자탑’ [SS롤드컵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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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KT 꺾고 2025 롤드컵 우승
‘페이커’, 사상 첫 3연패·통산 6회 우승
2017 결승전 패배 씻고 청두서 웃었다
‘페이커’라는 전설은 현재진행형

[스포츠서울 | 청두=김민규 기자] “오늘은 즐겼고, 그래서 이겼다.”
전설은 멈추지 않았다. 2017년 베이징에서 좌절하며 흘렸던 눈물을 8년 후 중국 청두에서 지웠다.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29·T1) 얘기다. 이상혁은 또 한 번 증명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LoL의 역사’는 자신이라고. 우리는 ‘페이커의 시대’에 살고 있다.
T1은 9일 중국 청두 동안호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25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KT 롤스터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으며 사상 첫 ‘3연패(2023·2024·2025년)’ 위업을 달성했다. 이로써 T1은 팀 통산 6번째 우승을 기록했고, 이상혁 역시 6번째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한 선수의 시대가 10년이 넘게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우승 인터뷰에 나선 이상혁은 이번 우승의 의미를 기록보다 감정에 두었다. 그는 “기록보다 오늘 경기가 너무 재밌었다. 팀이 한 팀으로 경기를 즐긴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힘줘 말했다.
2023년과 2024년 그리고 올해까지, 우승의 의미를 묻자 “2023년은 팀원을 위해, 2024년은 팬들을 위해 뛰었다. 올해 우승은 프로 선수로서 경기에 집중했고, 그 결과가 따라왔다”고 밝혔다.
승부를 넘어 ‘경기의 본질’을 깨달았다. 이 배경에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려는 자세가 주요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처럼 그는 일어섰다. 2017년 베이징 롤드컵 결승에서 우승에 실패하고 올해 청두에서 성공했다.

그 역시 이번 결승을 치르기 전 잠시, 2017년 당시 삼성 갤럭시에 패했던 그날을 떠올렸다고 했다. 이상혁은 “오늘 경기장에 왔을 때 2017년 생각이 났다. 그때와 다르게 승패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이제 그 기억은 아프지 않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패배를 성장의 한 장면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는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 ‘놀라운 인간’의 이야기다.
그는 2029년까지 선수 활동을 이어간다. ‘기록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이상혁은 “내가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열정이다. 원래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할 수 있다는 게 여전히 즐겁다. 나 스스로 얼마만큼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 끝에 재계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이면 30세다. 이미 리그에서 최고 맏형이다. 내년에는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상혁은 “최근 건강검진 결과가 조금 좋지 않았다. 내년에는 건강 관리가 최우선”이라며 “내 인생의 다음 챕터는 여전히 프로 선수로서 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롤드컵 3연패는 업적이고, 통산 6회 우승은 역사다. 그리고 ‘페이커’라는 전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시대는 아직 ‘페이커’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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