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정관장 ‘벼락 스타’ 최서현의 냉정한 현실 진단 “내 점수는 56점, 아직 많이 부족해”[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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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전=정다워 기자] ‘3번 세터’의 깜짝 활약이 정관장에 희망을 안기고 있다.
정관장은 개막 전 주전 세터 염혜선, 백업 김채나의 연이은 부상으로 절망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잇몸까지 빠지는 셈이라 비관적으로 시즌을 시작했는데 1라운드를 3승 3패로 마감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원동력은 3번 세터 최서현(20)의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최서현은 주전 세터로 나서며 세트당 평균 10회의 세트를 기록, 이 부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벼락 스타’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최서현은 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정관장의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이끌었다. 중원의 사령관으로서 좌우, 중앙을 고르게 활용했고, 뛰어난 서브 실력으로 상대 리시브까지 흔드는 다채로운 역량을 과시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경기 후 정관장 고희진 감독은 “서현이를 그냥 데려온 게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우리 훈련이 쉽지 않은데 견디면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봤다. 열심히 하니 기회도 온 것이다. 잘 살리고 있다. 기특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시즌 종료 후 현대건설에서 설 자리를 잃은 최서현에게 손을 내민 고 감독의 결정은 ‘신의 한 수’가 된 모양새다.
최서현도 “불러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프로 입단 후 제대로 뛰어본 경험도 없다. 그만두더라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마침 감독님께서 불러주셨으니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감독님께서 연습을 많이 도와주신다.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확실히 운동이 힘든 만큼 몸이 잘 만들어지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강조하시는 것들이 있다. 혜선언니도 너무 생각을 많이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줬다. 최대한 들으려고 한다”라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노력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요소가 바로 서브다. 최서현은 “서브 연습만 40분을 하는 것 같다. 스피드건을 이용해 빠르고 강한 서브를 때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웨이트도 많이 하니 힘도 붙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행복한 나날이다. 현대건설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배구 인생이 펼쳐지고 있다. 최서현은 “힘들었던 것들이 보상받는 느낌이다. 연락도 많이 받는다. 가족이 가장 좋아한다. 나도 하면서 행복하다”라면서도 “그래도 아직 전체적으로 부족하다. 56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가운데보다는 조금 높이 주고 싶다. 볼 밑으로 찾아가는 것, 정교한 컨트롤 등을 보완해야 한다”라며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지금의 활약이라면 최서현은 3년 차까지 수상 자격이 있는 영플레이어상 후보가 될 만하다. 그는 “사실 상 받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한국도로공사에 (김)세빈이가 내 동기인데 이렇게 하면 상도 노려볼만하지 않냐고 말해주더라. 그때부터 조금씩 욕심이 난 것 같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그런 것 같다”라며 수상 욕심도 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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