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챔피언’ 정조준한 ‘미스터 박카스’ 박상현 “최상의 코스, 리듬감 지켜야”[투어챔피언십 1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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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종전 첫 날 노 보기 완벽샷 뽐내
디보트 하나 없는 완벽한 세팅에 ‘활짝’
“스스로 실망스러운 시즌” 아쉬움 피력
“페어웨이 잘 지키면 18~19언더 우승”

[스포츠서울 | 서귀포=장강훈 기자] ‘미스터 박카스’ 박상현(42·동아제약)이 ‘파이널 챔피언’을 정조준했다.
박상현은 5일 제주 서귀포에 있는 테디밸리 골프&리조트 밸리·테디 코스(파72·7259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첫 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낚아 66타를 적었다. 바람이 약하지 않았지만, 무결점 플레이로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산뜻하게 출발한 셈이다.

기분좋은 하루를 보낸 박상현은 “좋은 샷 감으로 6타를 줄여 만족한다. 매년 두세 차례 우승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연습 라운드 때부터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인 느낌이 좋아, 이번 대회가 두 번째 우승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상현이 우승한건 8월 열린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시즌 다승(2승)과 통산 14승을 동시에 품을 수 있다.

마음에 쏙 드는 라운드를 한 배경은 단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코스 덕분이다. 그는 “수리지가 한 곳도 없다. 페어웨이와 러프는 물론 그린 마저 최고의 상태”라고 극찬했다. 박상현은 “공이 떨어지는 위치가 선수 대부분 비슷한데, 페어웨이에도 디보트 없이 관리가 너무 잘 돼 있다”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 측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겨울에 약한 버뮤다 잔디를 대신해 라이그라스를 오버시딩(overseeding)했다. 무려 열흘간 휴장한채 가을 골프는 빚을 내서라도 하는 이유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생각보다 기온이 높은 편이지만, 버뮤다그라스가 누렇게 변하는 것을 방지해 녹색 필드를 유지한 배경이다. 참고로 봄·여름철에 버뮤다, 가을 이후 라이 그라스로 바꾸는 건 세계 최대의 골프 축제인 마스터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상의 코스 덕분에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친 박상현은 “아웃 오브 바운드(OB) 구역이 없는 코스라는 게 오히려 부담”이라며 “티샷을 똑바로 쳐야하기 때문에 강한 스윙보다는 리듬감 있게 스윙한 게 주효했다. 볼이 숲 속으로 들어가면 찾을 수 없기 때문에 OB가 있다고 생각하고 리듬감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코스 상태와는 별개로 ‘제주 바람’은 언제다 변수다. 박상현은 “18~19언더 정도면 우승하지 않을까”라면서도 “주말 오전에 비예보가 있다. 비바람이 불면, 전혀 다른 골프장으로 변한다. 페어웨이가 좁은 코스가 두 군데(15, 16번홀) 정도 있어,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GA투어 21년차로 접어드는 베테랑이지만 올해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톱10에 단 한 번 이름을 올린 게 전부였다. 그 역시 “우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대회에서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고 아쉬워했다.
골프는 기다림의 미학. 화려한 피날레를 위해 한 시즌 묵묵히 버틴 박상현은 “시즌 마지막에 좋은 감을 찾은 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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