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V10 진정한 ‘언성 히어로’ 김영빈 “우승에 내 지분은 5% 정도, 나도 이 팀에서 은퇴하고 싶다”[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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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전주=정다워 기자] 전북 현대의 열 번째 K리그 우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 진정한 ‘언성 히어로’ 수비수 김영빈(34)이다.
김영빈은 지난겨울 강원FC를 떠나 전북으로 이적한 신입생이다. ‘뉴페이스’지만 올시즌 홍정호와 함께 센터백 라인을 구축하며 최저실점에 크게 기여했다. 안정적인 수비에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빌드업으로 후방에서 팀을 지원했다. 전북 거스 포옛 감독이 MVP 후보로 추천하지 못해 미안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김영빈은 “내 축구 인생에서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있을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다. 전북에 오면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적하자마자 꿈을 이뤄 정말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점이 고무적이다. 노장이라면 노장인 34세의 센터백을 굳이 영입할 이유가 있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김영빈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그는 “나에게도 큰 도전이었다. 조금 늦었지만 나도 빅클럽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강원 정경호 감독님께서 어려운 마음으로 나를 보내주셨다.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주셨는데 막상 와서 못했다면 죄송했을 것 같다. 정 감독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도 보여드린 것 같아 좋다”라며 스승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든든한 파트너가 있기에 김영빈이 수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었다. 바로 수비의 기둥 홍정호다. 김영빈은 “정호형이 없었다면 내가 이 정도로 팀에 기여하지 못했을 것이다. 형과 같이 뛰면서 시너지 효과가 났다. 대화를 엄청 많이 하진 않았지만, 서로 잘 맞았다. 분데스리가 출신은 다르다는 걸 함께 뛰며 느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내가 우승에 큰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과 전진우, 박진섭 같은 선수들의 공이 크다”라며 “내 지분은 잘 쳐줘야 5% 정도”라며 몸을 낮췄다.
내성적인 성격의 김영빈이 전북에 적응하도록 도운 인물은 강원 시절 동료 한국영. 김영빈은 “사실 강원에서 국영이형과 그리 친한 편은 아니었다”라며 웃은 뒤 “형 덕분에 팀에 잘 정착했다. 처음에 굉장히 어려웠는데 형이 계속 격려해주고 조언해줬다. 덕분에 올시즌 잘 해낸 것 같아 고맙다”라고 밝혔다.
전북의 남은 시즌 목표는 코리아컵 우승을 통한 더블 달성이다. 애석하게도 김영빈은 4강 1~2차전에서 연속으로 경고를 받아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그는 “너무 아쉽다. 우승 확정한 경기에서도 못 뛰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됐다. 언제 다시 할지 알 수 없는데 동료들이 꼭 승리해 더블을 이루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목표도 있다. 바로 전북에서 은퇴하는 것. 30대 중반을 보내는 김영빈은 이제 마지막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들었다. 그는 “전북에 늘 오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고 우승도 했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라며 “이 팀에 오래 있고 싶다. 먼 훗날에는 은퇴까지 이곳에서 하면 좋을 것 같다.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경기력을 잘 유지해 은퇴하는 순간까지 (최)철순이형처럼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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