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아기사자, 참 잘했어요! ‘가을 ERA 0.00’ 이호성 “정규시즌도 PS처럼 했다면…”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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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포스트시즌(PS) 마음가짐으로 임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삼성의 ‘가을 대장정’이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루키들의 분전으로 반전 드라마를 써 내려갔지만, 플레이오프(PO)에서 무릎을 꿇으며 내년을 기약했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았을지언정, 후회는 없다. 첫 가을야구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친 삼성 이호성(21) 얘기다.

전반기 8위부터 정규시즌 4위, 와일드카드-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 진출까지. 올시즌 삼성은 롤러코스터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투수력이 급격하게 흔들렸고, 헐거워진 마운드는 최대 약점으로 꼽혔다.
게다가 준PO와 PO 상대는 리그 최강 투수진을 보유한 SSG와 한화였다. 그러나 정규시즌 당시 팀 평균자책점 5위에 머물렀던 삼성이 SSG와 맞대결에서는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했고, 한화와 격차는 0.54점에 불과했다.

비록 PO에서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2년 연속 KS 진출은 불발됐지만, 확실한 수확도 있었다. 지난 가을야구에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한 이호성은 3경기에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때 평균자책점이 11.81까지 치솟았던 점이 무색할 만큼의 자신 있는 투구로 팀을 이끌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이호성의 반등 비결로 커맨드를 꼽았다. 이호성 역시 “빠른 카운트에 좋은 공을 구석구석 던지다 보니, 강한 공에 자신감 있게 들어갈 수 있었다”며 “덕분에 공에 힘이 더 실린 것 같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만루 위기에서도 웃어 보이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등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내일이 없는 경기인 만큼 ‘후회 없이 하자’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기록과 상관없이 부담감을 떨치고 재밌게 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자신감이 더 생긴 것 같다”고 밝혔다.
스케일이 다른 만큼 막중한 압박감이 따랐던 무대지만, 피가 되고 살이 된 셈이다. 이호성은 “야구 선수들은 PS 출전하는 게 꿈이다. 저 역시 마찬가지”라며며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호성은 올해 58경기, 7승4패3홀9세이브, 평균자책점 6.34에 머물렀다.
“확실히 시야는 넓어진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만약 지금 마음가짐으로 정규시즌에 임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본다”며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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