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에이스의 ‘가혹한’ 첫 KS 등판…괜찮다, ‘괴물’도 처음엔 힘들었다 [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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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KS 1차전, 류현진 4.1이닝 3실점
2025 KS 1차전, 문동주 4.1이닝 4실점
젊은 에이스의 ‘시련’, 그러나 끝이 아니다
괴물은 ML까지 호령, 문동주도 할 수 있다

[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프로 4년차에 첫 한국시리즈(KS)에 나섰다. 이제 22살. 그러나 팀과 사령탑은 기대를 걸었다. 결과가 뜻대로 안 됐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괴물’ 류현진(38)도 처음엔 힘들었다. KS가 원래 그렇다. 한화 ‘영건 에이스’ 문동주(22) 얘기다.
문동주는 이번 가을 위력을 제대로 떨쳤다. 삼성과 플레이오프(PO)에서 그랬다. 불펜으로 두 차례 등판했다. 애초에 삼성에 강했다. 불펜으로 나가니 더 ‘세게’ 던질 수 있었다. 시속 162㎞를 뿌리며 삼성 타선을 눌렀다.

두 경기 등판해 합계 6이닝 3안타 1볼넷 10삼진 무실점이다. 한 번은 2이닝 4삼진 무실점, 나머지 한 번은 4이닝 6삼진 무실점이다. 무시무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PO MVP에도 등극했다.
PO 마지막 등판이 21일이다. 투구수 58개 기록했다. 4일 쉬었고, 26일 KS 1차전 선발로 등판했다. 일정상 무리한 등판은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도 “날짜상 문동주가 맞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등판할 수 있었으나, 한화는 문동주가 더 낫다고 봤다.

결과가 아쉽다. 4.1이닝 4안타(1홈런) 3볼넷 3삼진 4실점(3자책)이다. 최고 시속 154㎞ 속구는 위력이 있었다. 포크-커브-슬라이더를 더했다.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힘을 수밖에 없었고, 패전투수가 됐다.
자신의 첫 번째 KS 무대다. PO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였기에 KS에서도 잘하고 싶었을 터. 1차전이기에 승리가 꼭 필요했다. 결과는 정반대다. 이날 한화는 2-11로 패했다. 이 패배가 오롯이 문동주 탓이라 할 수는 없지만, 비중이 꽤 크다는 점은 확실하다. 쓰디쓴 KS 데뷔전이다.

그래도 아직 어린 선수다. 이제 22세다. 프로 입단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20살 나이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한화 10년 에이스’라 했다. 이번 시련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마침 팀 내에 같은 길을 걸은 선배가 있다. 류현진이다. 2006년 한화에 입단했다. 정규시즌 30경기 201.1이닝,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쐈다.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을 싹쓸이했다.
이런 류현진도 KS 첫 등판은 어려웠다. 2006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등판해 4.1이닝 6안타 2볼넷 7삼진 3실점(2자책)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괴물도 파이널 무대 데뷔전은 쉽지 않았다.

19년 세월이 흘러 문동주가 KS 1차전 선발로 나섰고, 부진했다. 묘한 평행이론일까. 류현진은 이후 대한민국 에이스로 군림했고, 메이저리그(ML)까지 진출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문동주도 같은 과정을 밟을 수 있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다. 오히려 귀중한 경험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경기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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