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강사로 변신한 ‘영웅’ 김상식 감독, 열정적 강의로 베트남 축구 위한 씨앗을 뿌렸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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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하노이=정다워 기자] “사진 좀 찍어주세요!”
25일 베트남 하노이의 베트남축구연맹 유소년축구장. 한국프로축구연맹과 HD현대일렉트릭이 개최한 HD Football Day X K League 행사가 열린 곳에 베트남 축구대표팀 김상식 감독이 등장하자 어린이의 눈이 커졌다. ‘Highlight Your Dream(네 꿈을 밝혀라)’라는 슬로건으로 진행한 이번 어린이 축구교실의 원포인트 강사가 바로 김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뒤 ‘국민 영웅’으로 등극했다. 올해 1월 동남아 축구의 챔피언을 가리는 미츠비시컵에서 라이벌 태국을 이기며 우승을 차지했고, 7월에는 23세 이하 아세안챔피언십 왕좌에 오르며 위기에 놓였던 베트남 축구를 구했다. 박항서 전 감독 이후 다시 한번 한국인 지도자로서 성공 대로를 걷고 있다.

김 감독의 등장에 행사장은 순식간에 팬 사인회장 분위기로 변했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주요 관계자도 김 감독에게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렸다. 김 감독은 밝은 미소로 일일이 팬 서비스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축구교실 행사가 시작하자 김 감독은 훈련장을 돌아다니며 강사의 역할을 수행했다. 잠시 모습을 지켜본 뒤 수정해야 할 내용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패스, 슛, 드리블 등의 기본기를 가르쳤다. 1대1 대결에서는 직접 수비수로 변신해 공격수가 움직여야 할 방식을 전수하기도 했다. 어린이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국가대표 사령탑이 유망주를 직접 지도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어린이에게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행사였다.

김 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 국가대표 감독이지만 베트남 축구의 미래를 키우는 일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두 나라가 이런 행사를 통해 우정을 다지고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다. 나도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줍게 인터뷰에 응한 어린이 선수 반 꾸언은 “너무 기쁘다. 감독님은 우리나라를 사랑하시는 분 같다. 나중에 꼭 국가대표가 되겠다”라는 꿈을 밝혔다. 호 비엣 꽝은 “감독님은 성격이 좋은 분 같다. 오늘 행사를 통해 축구가 더 좋아졌다. 감독님이 이끄는 대표팀에 꼭 가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베트남축구연맹 쑤안 부 부회장은 “한국은 축구 외 다른 분야에서도 베트남에 큰 도움을 주는 나라”라면서 “박항서 감독이 성공했고, 김상식 감독 역시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이런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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