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겼다면 MVP도 보였는데…정우주의 ‘깡’은 역시 다르다→19세 신인, KS 선발 등판이 기대된다 [PO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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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주, PO 4차전 3.1이닝 무실점 ‘호투’
김경문 감독 ‘과감한 선발 카드’ 적중
최고 시속 155㎞, 볼넷 단 한 개뿐→제구 흔들림 없었다
한화 KS 진출 시, 선발 기용 ‘기대’

[스포츠서울 | 대구=박연준 기자] 열아홉 살의 팔이 가을을 흔들었다. 김경문(67) 감독의 ‘가을 신인 선발’ 선택이 적중했다. 한화 정우주(19)가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전날 이겼다면, 데일리 MVP도 가능했던 투구 내용이다.
정우주는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전 선발 등판했다. 3.1이닝 3안타 5삼진 무실점을 적었다.
총 67구를 던졌다. 속구 43개, 슬라이더 커브를 각각 12개씩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39개, 볼 24개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다. ‘신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투구 내용을 남겼다.

시즌 내내 불펜을 지키던 정우주는 정규시즌 후반 갑자기 선발로 전환됐다. 그 과정에서 강심장을 증명했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정우주를 가을 선발 카드로 염두에 뒀다. 어린 선수이지만 담대하다. 큰 경기에서도 위축되지 않는다. 그를 믿는다”고 했다. 그 믿음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경기 전 모습부터 비범한 모습이었다. 어린 신인답지 않게 담담했다. 무선 이어폰을 꽂고 자신만의 루틴에 집중했다. ‘멘탈 정비’에 나선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날 볼넷이 단 한 개다.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한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투구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최고 시속 155㎞의 속구를 앞세워 초반부터 삼성 타선을 압박했다. 공이 완벽하진 않았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히는 공이 많았다. 대체로 공이 높았다. 그런데 빠른 공의 ‘위력’이 워낙 좋은 투수다. 삼성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커브까지 완성도를 더했다. 낙폭이 큰 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타이밍을 빼앗았다. 속구-커브 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비록 김서현 등판 선택은 실패로 끝난 김경문 감독의 기용이다. 그래도 정우주 선발 ‘과감한 결단’은 대성공이다. 긴장감 넘치는 가을야구의 흐름에서 신인을 선발로 내세우는 건 모험에 가깝다. 정우주는 그 선택에 ‘답’했다. 단기전 특성상 길게 던지기보다 초반 흐름을 잡는 것이 중요한데, 정우주가 그 역할을 해냈다.

‘이겼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데일리 MVP를 줘도 손색없는 투구 내용이다. 정우주의 이날 활약은 한 경기 성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짧은 이닝이라도 상대 흐름을 끊을 수 있는 능력을 보였다.
한화 마운드 운용의 새로운 옵션이 됐다.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다. 한화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이다.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열아홉의 어깨에 ‘주눅’은 없다. 역시 한화 마운드의 미래답다. 정우주가 보여준 패기와 집중력, 그리고 ‘깡’ 넘치는 투구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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