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김영웅 조심하세요! 디아즈 거르고 히어로 상대하면 역풍 맞습니다…힌트는 준PO 3차전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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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이소영 기자] 김영웅 때문에 르윈 디아즈를 거를 수 없어요!
삼성을 상대하는 팀에게는 살벌하기 짝이 없는 이름들이다.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히어로급 활약으로 팀을 탈락 위기로부터 구출한 김영웅(22)이 사자 군단의 ‘가을 영웅’으로 거듭났다. 풀타임 소화 2년 차에 포스트시즌(PS)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PO 4차전. 5회까지 한화에 무기력하게 끌려갔던 삼성이 7-4 각본 없는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이날 5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영웅은 연타석 스리런 홈런 포함 3안타 6타점 2득점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험난한 가을 여정 속 불을 뿜어대는 맹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떨치고 있다. 한국시리즈(KS) 진출의 마지막 관문에서는 매 경기를 멀티히트로 장식했다.

현재 가을야구에서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웅은 PO에서 타율 0.643, 3홈런 12타점의 호성적을 거뒀다. 4차전에서는 팀이 1-4로 따라붙은 6회말, 한화의 특급 마무리 투수 김서현의 3구째 속구를 그대로 받아쳐 동점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분위기가 한껏 가라앉아 있었던 만큼 단순한 홈런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한 방이었다. 7회말에는 바뀐 투수 한승혁의 초구를 통타해 역전포이자 연타석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경기를 한순간에 뒤집었다.

차려진 밥상을 100% 활용한 셈이다. 이날 4번 타자 디아즈와 약속한 듯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6회말 디아즈가 땅볼로 출루하며 추가 득점의 물꼬를 텄고, 7회에서도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김영웅에게 ‘3점 홈런 찬스’를 만들어 준 격이 됐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김영웅은 “올해 디아즈가 정말 잘해줬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성적을 내지 않았나. 정규시즌 때는 물론이고, 디아즈가 앞에서 홈런을 치면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했다. PS에서도 예상은 했었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올라갈수록 디아즈를 많이 거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그런 찬스가 올 경우를 대비해 잘 준비했다. 나를 걸렀는데 치면 다음번에는 못 거를 것 아닌가.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똘똘하게 대처했다.
실제 호되게 당한 팀이 있다. SSG는 준PO 3차전에서 디아즈를 거르고 김영웅을 택했지만, 역풍을 맞았다. 5회말 2사 2루에서 김영웅이 보란 듯이 필승조 이로운의 150㎞짜리 속구를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날리며 되갚아줬다.
이제 남은 건 단 한 경기. 김영웅의 방망이가 대전 하늘을 강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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