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서 끝내고 싶은데…‘가을 ERA 54.00’ 김서현, 섭섭함 OK! 그런데 반등할 수 있어요? [SS시선집중]

본문

[스포츠서울 | 대구=이소영 기자] “(김)서현이가 섭섭했을 거다.”
올시즌 한화를 논하려면 마무리 투수 김서현(21)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포스트시즌(PS)에서 흔들리며 우려를 키웠지만,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기까지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굳건한 믿음을 보이는 동시에 김서현의 반등을 바라고 있다.

독수리 군단의 상승세가 매섭다. 21일 한화는 삼성과 치른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5-4, 짜릿한 재역전승을 통해 19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마운드의 호투와 더불어 타선은 총 10개의 안타를 휘몰아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초반 전력투구를 펼친 류현진이 4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뒤 김범수와 문동주가 차례도 등판해 각각 1이닝, 4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가을야구는 단기전인 데다, 시리즈 균형을 맞춘 채 임한 3차전인 만큼 불펜 총동원이 불가피했다. 선발이 불펜으로 기용되는 일도 낯설지 않다.
삼성이 1점 차로 따라붙은 6회말, 한화는 문동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동주는 올해 삼성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삼성과 맞대결 기록은 평균자책점 2.50에 불과하고, 투수진에게는 장타로 애를 먹이는 라이온즈파크에서도 평균자책점 2.25로 잘 던졌다.

이날 문동주가 9회까지 책임지자 떠오른 이가 있다.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던 1차전에서 마무리로 나서 0.1이닝 2실점으로 고개를 떨군 김서현이다.
1차전 당시 9회말 삼성 이재현에게 홈런을 내줬고, 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 3개를 얻어맞았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이겼지만, 홈런 한 방으로 흐름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무대에서 김서현의 실점은 ‘치명타’였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서현이가 섭섭했을 것”이라며 “아까 하이파이브하는데 그런 것 같더라. 내일 경기 내용 보고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라고 짧은 소견을 말했다. 김서현을 향한 사령탑의 신뢰는 여전하다. 다만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최상의 선택을 택한 셈이다.

2승1패로 시리즈 전적 우위를 점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승리를 거둔 1,2차전 점수 차는 각각 1점 차. 게다가 삼성은 홈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한 팀이다. 투수 총력전을 예고한 가운데, 김 감독 또한 “똑같은 생각”이라며 “외국인 투수가 나올 수 있다”고 귀띔했다.
4차전에서 끝내고 싶은 한화와 5차전까지 가야 하는 삼성의 팽팽한 싸움 속 김서현이 마무리로서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