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문동주’ 미친 호투, 가을에 제대로 빛난다…한편으로는 ‘씁쓸’하다 [PO]

본문
‘불펜 문동주’ 두 경기 등판
‘사자 킬러’답게 결과는 최상
폰-와-류 부진에 ‘강제 등판’
강점 사라지니 가을이 만만치 않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 기자] ‘니퍼트의 재림’이다. 삼성 상대로 강하고 또 강하다. 정규시즌에도 그랬고, 가을이 되니 더 좋다. 한화 ‘대전왕자’ 문동주(22)가 펄펄 난단. 대신 ‘씁쓸한’ 구석도 분명 있다.
문동주는 이번 2025 KBO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한화의 ‘키’가 될 것이라 했다. 정규시즌 ‘삼성 킬러’였기 때문이다. 세 경기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50 찍었다. 6이닝 2실점-5.2이닝 1실점-6.1이닝 2실점 쐈다.

일각에서는 PO 1차전 선발로 예상하기도 했다. 문동주 카드라면 확실하게 기선제압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리고 2차전 코디 폰세를 내면 대전에서 2승도 가능해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1차전 폰세, 2차전 라이언 와이스로 갔다.

문제는 여기서 꼬였다는 점이다. 폰세가 6이닝 6실점(5자책)으로 좋지 못했다. 타선 덕분에 승리투수는 됐으나, 내용이 아쉽다. 와이스는 4이닝 5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졌다. 패전투수까지 됐다. 심지어 3차전 선발 류현진조차 4이닝 4실점으로 좋지 못했다.
폰세-와이스-류현진이 다 흔들렸다. 그런데 3차전까지 2승1패다. 놀랍다면 놀라운 결과다. 삼성으로서는 3승도 가능했기에 더 아쉽다. 그만큼 한화가 선발 외에 다른 쪽에서 잘했다는 얘기다.

마운드 핵심은 문동주다. 1차전에서 폰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2이닝 4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3차전에서는 세 번째 투수로 6회 등판, 4이닝 6삼진 무실점 환상투다. 삼성 타선도 분명 괜찮았으나, 문동주는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승리투수까지 됐다.
한화로서는 문동주 덕분에 거둔 2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신 씁쓸함도 남는다. 문동주가 원래 선발투수이기 때문이다. 좋은 칼을 다른 용도로 쓰고 있다.

‘폰-와-류’ 트리오가 잘 던졌으면 얘기가 다를 뻔했다. 애초 한화는 선발에서 삼성보다 확실히 우위라 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아니다. 구상대로 됐다면 ‘불펜 문동주’는 쓸 필요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어쩔 수 없이 써야 했고, 멀티 이닝으로 두 경기나 활용했다. 한 번은 심지어 4이닝이다. 4차전을 19살 소년에게 맡겨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역시 야구는 모르는 일이고, 예측이 어렵다. 한화의 2025 가을이 구상대로 흐르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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