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거포 없는데 우승 후보 도로공사를 이겼다…중심에는 ‘히트 예감’ 시마무라, 기대했던 그대로의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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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지난 16일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만난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은 아시아쿼터 시마무라를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 감독은 “시마무라는 확실히 좋다. 팀에서 좋은 역할을 해줄 것 같다”라며 좋은 평가를 내렸다.
정확한 예상이었다. 시마무라는 21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개막전에서 19득점을 기록하며 페퍼저축은행의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미들블로커임에도 시마무라는 중앙에서 다채로운 공격을 구사했다. 특히 완급 조절이 눈에 띄었다. 강하게 때릴 땐 윙스파이커 못지않은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렸고, 허를 찌르는 부드러운 연타로 수비를 흔들기도 했다. 여기에 연결, 수비 등 기본기 면에서도 차원이 다른 실력을 선보였다. 블로킹으로 3득점했고, 유효블로킹은 무려 10회나 기록했다. 공수에 걸쳐 압도적인 활약이었다.
시마무라가 들어가면서 페퍼저축은행 전체가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시마무라는 밝은 표정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페퍼저축은행의 약점인 ‘기복’까지 채웠다. 선수 한 명이 팀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모습이었다.

개막전 경기력만 놓고 보면 시마무라는 새 시즌 V리그 여자부의 ‘히트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아시아쿼터 장위도 좋은 미들블로커였지만, 팀에 미치는 영향력 면에서 차이가 난다. 대체 아시아쿼터로 우여곡절 끝에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한 시마무라는 팀의 ‘복덩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인 아포짓 스파이커 조이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얻은 승리라 더 뜻깊다. 조이는 큰 부상은 아니지만, 보호 차원에서 개막전에 결장했다. 조이가 없는 가운데 박은서가 24득점을 책임지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박정아와 이한비도 14득점씩을 분담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심지어 상대는 강력한 우승 후보 한국도로공사였다. 한국도로공사는 전 포지션에 걸쳐 빈틈이 없는 팀이다. 객관적 전력에서 페퍼저축은행보다 한 수 위인데, 평가를 뒤집고 언더독이 승리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시즌 20승,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았다. 지난시즌 설정했던 두 자릿수 승수, 전 구단 상대 승리보다 더 어려운 미션이다. 쉽지 않은 꿈이지만, 개막전에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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