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노시환 연속 삼진→채은성이 있었다…베테랑의 노림수, 승리 불렀다 [PO1 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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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문현빈-노시환 연속 삼진
채은성은 깨끗한 2타점 적시타
볼 배합 싸움에서 웃었다
이게 베테랑의 힘이다

[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커브 궤적 알고 있었다."
괜히 베테랑이 아니다. 견적 내놓고 기다렸다. 딱 그 공이 들어왔고, 가볍게 때렸다. 결과는 결승타다. 한화 채은성(35)이 팀을 구했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플레이오프(PO) 1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9-8 승리를 따냈다. 재역전승이다.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 76.5%를 잡았다.
사실 생각한 대로 흐른 경기는 아니다. 선발 코디 폰세가 6이닝 7안타(1홈런) 1볼넷 8삼진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이 나왔다.

대신 다른 쪽이 해줬다. 불펜으로 나선 문동주는 시속 162㎞ 강속구를 뿌리며 2이닝을 책임졌다. 투구수 29개다. 김경문 감독의 초강수. 단기전에서 1차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다.
그리고 타선이다. 손아섭이 2안타 2타점, 문현빈이 2안타 3타점, 노시환이 3안타 1타점이다. 그러나 진짜는 채은성이다. 결승타 포함 3안타 3타점 쐈다.
5-6으로 뒤진 6회말이다. 선두 심우준이 우측 2루타로 나갔다. 손아섭이 희생번트를 시도하다 2스트라이크에 몰렸고, 삼성이 투수를 양창섭에서 배찬승으로 바꿨다. 손아섭이 배찬승 상대로 우측 2루타를 때려 6-6 동점이 됐다.

루이스 리베라토 우월 안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2,3루가 계속됐다. 무사다. 이제 타순은 3번 문현빈-4번 노시환-5번 채은성이다. 삼성이 여기서 이호성을 냈다.
문현빈이 10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고, 노시환은 5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갑자기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채은성이 타석에 섰다. 투수는 여전히 이호성.
초구 커브가 볼이 됐고, 2구 커브가 스트라이크다. 3구 시속 150㎞ 속구는 파울. 채은성이 카운트 1-2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이호성이 4구를 던졌다. 커브다. 바깥쪽 낮은 코스로 잘 떨어졌다.

채은성이 이 공을 보고 있었다. 변화구가 하나 더 들어올 것이라 내다본 듯했다. 제대로 된 타이밍에 밀어쳤고, 우전 적시타가 됐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에 들어왔다. 8-6 역전이다.
경기 후 채은성은 "특정 구종을 노리고 들어간 것은 아니다. 앞에 커브 2개 들어왔다. 그 궤적을 봤고, 알고 있었다. 그렇게 들어오길래 때렸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노련함"이 뭔지 보여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통산 정규시즌 1399경기 나섰고, 포스트시즌도 29경기 출전했다. 그 경험의 힘이 나왔다. 한껏 기세가 오른 이호성을 잡았다. 채은성은 8회말 쐐기를 박는 적시타까지 때리며 웃었다. ‘캡틴’이 제대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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