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알렉스 페레이라? 두려워 말고 맞서면 된다” ... UFC 입성한 네덜란드 킥복서의 당찬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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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리 벨가루이, 데뷔전 앞두고 심경 밝혀... “KO 승으로 랭커 입성하겠다”

[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오는 19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소재 로저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Fight Night’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유스리 벨가루이(33·네덜란드)가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암스테르담 대학교 출신의 명문대 킥복서로, 글로리에서 두 차례 타이틀전에 도전했던 그는 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와 3차례 맞붙었던 라이벌이기도 하다.
두 차례 데이나 화이트 컨텐더 시리즈(DWCS)에서 UFC 계약을 따내지 못했지만, 대체 선수로 기회를 잡은 벨가루이는 아자마트 베코예프와의 데뷔전에서 KO 승을 장담했다.
다음은 벨가루이와 나눈 일문일답.
-이번 주말 UFC 데뷔전을 치른다. 소감이 어떤가.
나는 상당 기간 알렉스 페레이라의 코너맨이자 스파링 파트너로 UFC를 경험해봤다. 하지만 직접 내가 카드에 들어가서 케이지에서 싸우게 됐기에 무척 흥분된다.
-지난해 DWCS에서 이와사키 타이가를 KO시켰지만 UFC 계약을 얻지 못했다. 당시 심정이 어땠나.
물론 실망했다. 하지만 DWCS의 컨셉이 1라운드부터 그냥 마구잡이로 싸움을 벌여야 된다는 거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이와사키 타이가는 강한 상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1라운드부터 2라운드까지 굉장히 프로다운 방식으로 경기했다. 그리고 3라운드에 피니시가 나왔지만, UFC는 그게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그로 인해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UFC 계약을 얻었다.
-그 경기 뒤로 1년이 지나고 UFC 계약을 얻었다. 그동안 무엇을 했나.
나는 미국에서 글로버 테세이라의 팀에서 훈련하고, 네덜란드에 있는 내 체육관인 짐 로얄 암스테르담에서 훈련했다. 두 훈련의 결합은 타격과 레슬링 두 측면에서 정말 놀라웠다. 나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알렉스 페레이라의 훈련 캠프에 두 차례 참여했다. 그는 정말 날카로웠고, 그 덕에 나 또한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UFC의 제안을 받았을 때 난 준비돼 있었다.
-이번 상대 아자마트 베코예프는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
베코예프는 뛰어난 파이터다. 난 그가 UFC와 다른 단체에서 스스로를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내게 좋은 도전이다. 랭킹에 들어갈 수 있는지 아닌지 내 실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랭킹까지는 이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번에 멋진 경기를 하고 승리한다면 UFC에서 많은 진전이 있을 거다.
-UFC 데뷔전에서 전 세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내가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겠다. 난 내가 많은 영역에서 굉장히 잘하고,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타격이 내 베이스다. 그렇기 때문에 타격에서 날카롭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거다. 하지만 베코예프가 레슬링을 하길 원한다면, 내가 레슬링을 얼마나 갈고 닦았는지 또한 보여주겠다.
-이번 경기는 어떻게 진행될 거라 예상하나.
베코예프는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느끼자마자 테이크다운을 시도할 거다. 그는 굉장히 자신감 있다. 이번 경기에 대해 말하는 걸 보니 어쩌면 살짝 자신감이 과한 것 같기도 하다. 그 때문에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가 들어오든지, 뒤로 빠지든지 내가 타격을 맞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그를 정확하고 강하게 때릴 거다. KO나 TKO로 끝날 거라고 본다.
-2년 전 DWCS에서는 마르쿠 툴리우에게 패배했다. 그 경기 이후 어떤 부분에서 발전했나.
모든 영역에서 발전했다. 프로 파이터라면 단지 많은 발전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뿐 아니라 모든 영역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난 모든 영역에서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경기 당일 보여줄 거고, 모두가 보게 될 거다.
-네덜란드에는 새미 슐트, 어네스트 호스트, 피터 아츠, 알리스타 오브레임 등 전설적인 킥복서들이 많다. 누구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나.
솔직히 너무나 많다. 네덜란드에는 많은 킥복서들이 있다. 사실 많은 네덜란드 킥복서들은 아시아에서 활약했다. 일본의 K-1이나 태국의 무에타이 단체에서 활약했다. 그들은 모두 내게 영향을 줬다. 한 명만 딱 꼽을 순 없다. 모든 선배 킥복서들이 내게 영향을 줬다. 나는 다양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 여러 선배 파이터들의 경기를 즐겨본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이라기보단 네덜란드 킥복싱이 내가 파이터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경력이 뛰어난 킥복서였는데, 어떻게 MMA로 전향하게 됐나.
상황이 그렇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고 나서 글로리가 대회를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 그 당시 아이가 출산 예정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했다. 킥복싱이 내 주수입원이었다. 그런데 아부다비에서는 여전히 MMA 대회를 열었다. 그래서 난 거기에서 뛸 기회를 얻었다. 나는 코로나19 전에 이미 MMA 훈련을 시작했었다. MMA에 진출하려고 준비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코로나19가 터지고, 기회가 생겨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그러면서 MMA와 사랑에 빠졌고, 아부다비에서 경기를 뛰고, 네덜란드 단체 LFL에서도 뛰었다. 그러면서 성장했다.
-킥복싱에서 MMA로 전향할 때 목표는 무엇이었나.
내 목표는 모든 영역에서 더 나아지는 거였다. 맨 먼저 나는 내 킥복싱 타격을 MMA 타격으로 바꿔야 했다. 레슬링 이전에 가장 먼저 필요한 작업이었다. 물론 레슬링과 주짓수를 배워야 한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나는 그래플링을 열성적으로 배웠다. 하지만 가장 이상했던 건 내 킥복싱을 완전히 MMA 스타일로 바꿔야 한다는 거였다. MMA 타격과 킥복싱 타격은 또 다른 세계다. 정말 멋진 작업이었다. 배우면서 정말 즐거웠다. 연습을 하고, 스파링을 하다 보면 실제 경기에서 어떻게 될지를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시합에 나가서 시험해보는 것도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내 훈련이 실제 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확인해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주말 경기가 기대된다. 오래 준비해왔던 게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확인해보고 싶다.
-킥복싱 시절 라이벌이었던 이스라엘 아데산야와 알렉스 페레이라의 성공이 당신에게 영감을 주었는가.
난 그들이 MMA로 진출하는 걸 봤다. 그들이 MMA에서 놀라운 일을 해내는 걸 보며 영감을 받았다.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훈련한다면 가능하다는 걸 그들이 보여줬다. 그래서 나도 MMA 챔피언이 되는 걸 목표로 삼았다. 챔피언 등극에 도전하고 싶다.
-알렉스 페레이라와는 세 번 싸운 라이벌인데 어떻게 팀메이트로 같이 훈련하게 됐나.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킥복싱 시절 우린 라이벌 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페레이라가 MMA에 진출했고, 몇 년이 지나면서 라이벌 감정은 이미 사라졌다. 페레이라가 어느 날 네덜란드에 왔는데 그는 세계 투어를 하면서 모든 사람들과 스파링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와 스파링 하는 걸 좀 두려워했다. 그러다가 이제 내 매니저가 되기도 한 페레이라의 매니저 조르지 기마레스가 내 코치인 폴 라모스에게 연락해서 ‘페레이라랑 스파링 할 사람 없어?’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라모스가 ‘여기 유스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페레이라 팀이 우리 체육관에 왔다. 우린 좋은 훈련을 했다. 다음 날 페레이라는 체육관에 또 나타났다. 그래서 우린 대화를 나눴는데 이스라엘 아데산야전을 준비하는데 미국에 와서 도와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시작됐다. 그 뒤로 나는 그의 코너에 서고,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페레이라가 훈련하는 글로버 테세이라 팀에서 훈련했기 때문에 나도 거기서 캠프를 차리고 싶었고, 결국 잘 됐다.
-알렉스 페레이라는 글로리 미들급·라이트헤비급과 UFC 미들급·라이트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전설적인 파이터다. 그의 가장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페레이라에겐 특별한 점이 많다. 행동하는 법부터 모든 게 특별하다. 그가 많은 팬이 있는 이유는 그가 굉장히 특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가 이렇게 크게 성공한 이유는 그의 워크에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언제나 최대한 강도 높게 훈련하려고 한다. 평생을 그렇게 해왔다. 절대 멈추지 않았고, 나태해지지 않았고, ‘이거면 충분하고, 이제 힘이 하나도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고 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훈련한다. 그게 그가 지금의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다.
-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테세이라의 지도를 받고 있다. 코치로서 테세이라는 어떤가.
테세이라는 정말 대단한 코치다. 그는 UFC 라이트헤비급 최다 서브미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레슬링과 주짓수를 가르쳐준다. 뛰어난 파이터였다고 해서 꼭 뛰어난 코치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테세이라는 그렇다. 내가 직접 경험한 바이다. 또한 알렉스 페레이라가 이렇게 빨리 챔피언이 된 게 바로 그 증거다. 페레이라의 성공은 글로버의 성공이기도 하다. 그는 체육관에서 하나의 부족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굉장히 좋은 팀 내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나친 자존심을 가진 이들은 그곳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그리고 테세이라가 다른 이들을 지도하는 방식은 정말 놀랍다.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 요즘 그의 부진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쩌면 그가 너무 성공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이 꿈꿔왔던 위대한 일을 이뤄냈고, 이제 충분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이 때문이거나, 오랜 커리어 때문일 수도 있다. 난 그의 몸 상태가 어떤지 모른다. 그는 많은 킥복싱과 MMA 경기를 하며 긴 커리어를 보냈다. 이 중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아직 그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그는 젊은 편이다. 몸이 버텨준다면 그는 패배로부터 멋지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실제로 그에게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고 본다. 내가 볼 때 아직 그는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난 그와 가까운 사이는 아니기 때문에 잘 모른다.
-UFC에서 싸워보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난 모든 미들급 랭커들과 싸우고 싶다. 레슬러든, 타격가든 재밌는 경기를 만들 수 있을 만한 상대가 너무나 많다. 언젠가 MMA에서도 아데산야와 싸워보고 싶다. 미들급 랭커 모두와 싸워보고 싶다. 모두 멋진 상대기 때문에 모두 다 좋다. 하지만 지금 그들을 콜아웃 할 수는 없다. 일단 이번 주말 시합에 집중하고, 경기가 끝난 뒤 내 위치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어떤 경기가 좋을지 생각해보겠다.
유스리 벨가루이는 네덜란드인 어머니와 튀니지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서 자랐다. 암스테르담 대학교에서 공공관리학과 경영을 전공했다. 글로리에서 두 차례 타이틀전에 도전했다. 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알렉스 페레이라와는 3차례 맞붙어 1승 2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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