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환향 이승택 “동료들 축하 가장 울컥, 꿈 완성하려면 체력 키워야”[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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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포인트 특전 1호 진출에 축하쇄도
이동거리 등 가혹환경 적응위해 체력 키워야
수준 높은 대학선수 부러워, 국내 환경 아쉬워
데뷔시즌 목표 안정적 톱5 ‘골프 자신감’ 완성

[스포츠서울 | 파주=장강훈 기자] “울컥했어요. 이제 ‘내 골프’에 자신감을 완성해야죠.”
시차적응은 안됐지만 새어 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불곰’ 이승택(30·경희)이 1년여 만에 국내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들을 만났다. “축하한다” “대단하다” “부럽다” 등의 찬사를 들으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10년여 활약한 베테랑이 ‘눈물 젖은 빵’을 먹어가며 꿈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했으니 축바받는 게 당연하다.

이승택은 16일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7065야드)에서 열린 KPGA 더 채리티 클래식 2025(총상금 10억원)에 출전했다. 13일(한국시간) PGA 2부인 콘페리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마치자마자 귀국해 곧바로 참가했다.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바꿔 1타를 줄인 그는 “피곤한 상태이지만, 모처럼 국내 대회에 참가하니 감회가 새롭고 기분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PGA투어에 입성한 선수는 꽤 있지만, KPGA투어에서 오래 활동하다 빅리그에 진출한 건 ‘한국산 탱크’ 최경주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PGA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2차전에 직행할 수 있는 제네시스 포인트 특전이 생긴 뒤 PGA투어 입성에 성공한 첫 사례라 더 의미가 크다.

이승택 역시 “PGA투어는 어릴 때부터 꿈꾼 무대다. 콘페리투어에서 1년간 꿈을 좇는 게 많이 힘들었지만, 정말 많이 배우고 느꼈다. 후배들도 미국에 대한 꿈을 가졌으면 좋겠고, (나보다) 더 어린 나이에 가서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리그 선수들의 실력이 월등해 깜짝 놀랐다는 이승택은 “KPGA투어 선수들도 정말 좋은 샷을 갖고 있다. 그런데 콘페리투어만 해도 그린 주변이 정말 어렵더라. 국내는 그린 주변에서 훈련할 환경이 열악해, 선수들이 상상력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지 않나 싶다. 고교·대학리그 활성화나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더 많은 선수가 꿈에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년간 고생한 몸과 마음에 기분좋은 휴식을 줄 법 하지만 “체력훈련을 더 해야한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동거리도 길고, 거의 모든 코스에서 강풍과 맞섰다. 콘페리투어만 해도 강풍에 아랑곳하지 않고 원하는 샷을 구사하더라. 샷 스트라이킹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하고, 이동거리 등에 걸맞은 체력도 길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택은 올해 라운드한 모든 골프장이 ‘처음 접한 곳’이라고 했다. 월요일을 반납할 수밖에 없어 매일 코스를 밟았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음식도 낯선 환경이지만 ‘PGA투어’라는 꿈 하나만 바라보고 ‘에브리데이 플레이어’로 한 시즌을 완주했다.

자신을 극한까지 내몬 경험이 가져다준 건 ‘아직 부족하다’는 확신. 그는 “1월 소니오픈부터 PGA투어 데뷔시즌을 시작한다. 콘페리투어에서 자신감을 얻기 시작한 건 꾸준히 톱5 안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할 때부터였다. PGA투어에서도 톱5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하면, 100명까지 유지하는 다음시즌 시드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목표를 이루면, 내 골프에 대한 자신감도 완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자신이 납득할 만한 실력을 갖추는 게 ‘빅리거’로서 첫 번째 포부다.

스코티 셰플러와 로리 매킬로이 등 PGA투어 최정상급 선수들의 샷을 직접 보고 싶다는 그는 “미국 선수들조차 셰플러와 매킬로이는 ‘신(神)’이라고 표현하더라. 얼마나 대단한 샷인지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천진난만한 미소 속 눈빛이 반짝였다.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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