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을 때 인터뷰하는 게 습관 안 돼서…” 팀원 다독인 주장 김광현, 오늘의 쓰라림 딛고 내일로 향한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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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대구=이소영 기자]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거 없는데 팀원들 고생 생각하면…”
SSG가 2년 만에 오른 가을야구 무대에서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정규시즌 3위로 출발했지만, 결과는 ‘업셋 패배’. 사자가 포효하는 동안 랜더스는 고개를 숙였다. 4차전에서 혼신의 투구를 펼친 SSG 주장 김광현(37)은 팀원을 다독이며 내년을 기약했다.
짧았던 SSG의 가을야구 여정에 마침표가 찍혔다.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준PO) 시리즈 성적은 1승3패.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한 일정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인 SSG는 4차전에서 김광현 카드를 빼 들었다. 김광현은 호투했다. 빛이 바랬다.

이날 김광현은 5이닝 1안타 3볼넷 5삼진 1실점 호투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삼성 강타선을 잘 막다가 3회초 볼넷을 남발한 탓에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가을야구 통산 삼진을 103개로 늘린 김광현은 선동열(해태)과 역대 포스트시즌(PS) 최다 삼진 타이 기록을 이뤘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NC전에서 5이닝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고, 컨디션 난조로 등판이 한 차례 밀린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 자신의 의무를 묵묵히 수행했을 뿐 아니라, 사령탑의 믿음에도 화답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광현의 얼굴은 아쉬움으로 역력했다. 복도에는 적막감이 맴돌았고, 선수단의 발걸음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이기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고 운을 뗀 그는 “최선을 다한 만큼 개인적으로 크게 아쉬운 건 없는데, 같이 고생한 팀원들은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어야 했다. 그게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준비 잘해서 내년에는 더 잘하겠다”며 “팀원들 모두 잘해준 덕분에 기대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실제 김광현을 대신해 2차전에 나선 김건우는 ‘깜짝 투구’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록상으로는 3.1이닝 2실점에 그쳤지만, 이날 승리에 발판을 마련한 덕분에 시리즈를 4차전까지 끌고 왔다.

베테랑에게도 가을야구 무대는 험난하다. 김광현은 “(PS서) 100이닝 가까이 던진 것 같다. 항상 긴장된다”고 전했다.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점에 대해선 “경기를 많이 나가다 보니 생긴 기록”이라며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져서 아쉽다”고 씁쓸함을 삼켰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주장을 맡게 됐다”며 “저를 포함해 캠프 때부터 선수들도 가능성을 충분히 느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부상자도 많았고, 부족한 부분들이 많았다. 그 부분을 만회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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