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 덕분이죠” WC ‘1할 타율’ 삼성…‘극적’ 깨어난 타선, 숨은 조력자는 이진영 코치다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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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이진영 코치님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죠.”
최근 삼성 선수들의 입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이다. 차가웠던 삼성 타선의 방망이를 데워준 숨은 조력자다. 바로 이진영(45) 타격코치다.
정규시즌 삼성의 팀 타율은 0.271. 리그 2위다. 시즌 내내 꾸준히 타격 밸런스를 유지했다. 가을야구에 들어서며 급격히 식었다. NC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팀 타율 0.115에 그렸다. 특히 WC 2차전에서는 단 1안타로 승리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최소 안타 승리 기록이다. 이겼지만 불안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를 앞두고 해결 과제는 명확했다. 타선 회복이다.
그리고 변화가 시작됐다. 준PO에서 삼성의 타율은 0.240까지 회복됐다. 단기전 특성상 대량 득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타선이 살아났다.
이진영 코치의 세밀한 조언 덕분에 선수들이 타이밍을 되찾았다. 경기 시작 전부터, 심지어 타석 직전까지 선수 곁을 지키는 모습을 가을 내내 보여줬다. 상대 투수의 손끝에서 공이 나오는 각도까지 함께 분석해줬다.

특히 리드오프 라인인 김지찬과 김성윤이 대표적인 수혜자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당시 김지찬의 타율은 0.000, 김성윤은 0.167이었다. 두 선수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준PO에서 완전히 달라졌다. 김지찬은 타율 0.364로 맹타를 휘둘렀다. 김성윤도 3차전에서 2안타 2타점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김지찬은 “와일드카드전 때는 타이밍이 전혀 안 맞았다. 그런데 이진영 코치님이 ‘공을 선택하려 하지 말고, 네가 가장 잘 칠 수 있는 공을 쳐라’고 하셨다. 그 말 한마디에 머릿속이 정리됐다.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성윤도 같은 말을 했다. “이 코치님이 ‘너무 신중하다’고 하셨다. ‘너는 콘택트 타자다. 실투를 노려라’고 조언해주셨다. 그 말을 듣고 실투를 노렸다. 덕분에 타격감이 돌아왔다”고 했다.

현역 시절 ‘교타자의 대명사’로 불렸던 이진영 코치다. 지도자로서도 타격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는 선수에게 기술보다 ‘감각과 자신감’을 먼저 심어준다. 실제로 이 코치는 경기 전 훈련 때 선수 옆에서 직접 타격폼을 시연하거나, 불펜 투수의 공을 함께 관찰하며 ‘지금은 이 구종을 노려라’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한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삼성의 올시즌 한화전 팀 타율은 0.254로 높지 않다.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강력한 한화 투수진을 상대해야 한다. 여러 조언이 필요하다. 한마디, 한마디가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이진영 코치의 역할이 이번에도 중요한 이유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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