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 소리 듣던 사령탑+‘5강 외 전력’ SSG, 3위로 증명한 ‘랜더스 야구’ [정규시즌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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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SSG는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5강 외 전력’으로 분류됐다. 가을야구 문턱에서 미끄러진 지난해 대비 별다른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 대부분 SSG를 상위권 후보로 꼽지 않았고, “이숭용 나가” 팬들의 원성도 터져 나왔다. 그리고 예상을 뒤엎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년이었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SSG는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따냈다. 최종 성적은 75승4무65패, 승률 0.536. 6~7월엔 7위까지 내려앉았지만, 촘촘한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사령탑마저 5강권 진출을 장담하지 못한 가운데 ‘랜더스의 힘’을 통해 2년 만에 가을 무대에 입성했다.


팀을 톱3으로 이끈 주역은 단연 마운드다. 지난해 대비 유독 도드라진 ‘투고타저’ 흐름 속 투수진이 맹위를 떨쳤다.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펀치’ 드류 앤더슨-미치 화이트를 앞세워 한때 한화를 제치고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올랐다. 한화 폰세에 가려졌을 뿐, 앤더슨은 삼진 부문 2위(245개)를 기록하는 등 여러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불펜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3.36으로 가장 낮다. 특히 불펜 난조로 고꾸라진 팀들이 많은 와중에도 SSG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려냈다. 나란히 ‘30홀드’를 돌파한 베테랑 노경은과 필승조 이로운부터 올해 리그 최고 수준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한 조병현, ‘이적생’ 김민까지 뒷문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타격 침체를 극복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팀 간판이자 리그 최초 통산 500홈런 고지를 밟은 최정은 부상 등으로 데뷔 이래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기복을 보였다. 전반기 타율은 9위. ‘부동의 꼴찌’ 키움보다 겨우 한 계단 위였다. 다만 후반기 주축 선수들의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4위까지 끌어올렸다. SSG가 정규시즌을 상위권에서 마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신예 발굴 및 육성에서도 수확을 얻었다. 프로 데뷔 첫 안타 3개를 모두 홈런으로 장식한 루키 이율예, 즉시 전력감으로 떠오른 현원회-류효승,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인 안상현 등이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망주 포수 조형우를 필두로 안방 역시 한층 더 단단해졌고, 거포 유망주 고명준도 팀 전력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5위 결정전에서 탈락의 아쉬움을 삼켰다. 올해는 3위에 자리하며 더 높이 뛰어 올랐다. 드높은 마운드를 비롯해 타격과 수비, 안방과 주루까지 조화를 이루며 성과를 냈다. 동시에 타격이 터지지 않는 이상 호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만약 마운드가 지탱해 주지 못했다면 5강은 언감생심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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