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홍명보호 스리백, 호흡 아닌 전술-조합의 문제…파라과이전에서는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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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스리백의 핵심은 전술과 조합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9월에 이어 10월 A매치에서도 스리백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10일 브라질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도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9월엔 결과가 좋았지만 이번엔 허술함이 드러났다. 0-5 대패했고, 눈에 띄는 공격 장면은 거의 만들지 못했다. 이강인의 개인 능력에 의존해 유의미한 장면을 만들었을 뿐, ‘팀’으로 브라질을 위협하지는 못했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공수에 걸쳐 모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호흡보다 전술, 조합 자체가 문제였다. 호흡도 중요하지만 대표팀 레벨에 오는 선수들은 정확한 가이드라인이 주어지면 무리 없이 전술을 소화할 수 있다.
홍명보호 스리백은 센터백 세 명이 한 줄로 늘어서는 형태로 거의 90분을 보낸다. 전통적인 개념의 수비적인 스리백이다. 당연히 미드필더를 2명만 배치한 중원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은 브라질의 파이널서드 지역 접근을 너무 쉽게 허락했다.
현대 축구에서 스리백은 센터백의 위치를 상황에 맞게 조정해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유도한다. 공을 소유한 상황에서 왼쪽 센터백이 사이드백 자리로 올라가고 윙백이 윙어 자리, 혹은 중앙으로 이동한다. 수비로 돌아서면 다시 센터백 세 명이 플랫한 형태로 자리를 잡는 방식으로, 스리백의 약점인 공격 숫자 싸움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다. K리그1 강원FC의 정경호 감독이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다.

측면 센터백이 아니라면 중앙 센터백이 위아래로 오가며 미드필더를 지원하는 전술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브라질전에 주전으로 나선 황인범, 백승호는 수비나 활동량에 장점이 있는 유형은 아니다.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하는 박진섭 같은 자원이 중앙 센터백으로 출발해 폭넓게 움직이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전술과 함께 중요한 게 조합이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조합이 필요하다. 센터백 세 명 간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왼쪽 센터백과 왼쪽 윙백, 오른쪽 센터백과 오른쪽 윙백의 ‘케미’도 살펴봐야 한다. 스피드와 수비력 등을 고려해 짝을 맞추지 않으면 한 명에게 너무 큰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한국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를 상대한다. 파라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로 23위 한국보다 낮다. 그러나 파라과이는 그 어렵다는 월드컵 남미 예선을 통과해 본선행을 확정한 팀이다. 비록 6위로 간신히 직행 티켓을 따냈지만, 그 기량을 무시할 수 없다. 파라과이는 10일 일본 원정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시차 적응, 환경 등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패배하지 않았다. 추가시간 막바지에 실점하지 않았다면 승리도 가능했다.
홍명보 감독이 스리백을 다시 한번 실험한다면, 만만치 않은 상대인 파라과리를 맞아 폭넓은 전술 개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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