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점했는데 어쨌든 WIN…라팍 향하는 ‘특급 마무리’ 조병현 “일단 이기는 게 최우선”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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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문학=이소영 기자] “의도치 않게 승리투수가 됐는데, 다음에는 잘 막아야죠.”
9회말 마운드가 흔들리자 경기장도 술렁였다. 아웃카운트를 단 두 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동점을 허용하며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결과는 ‘승리’. SSG 마무리 조병현(23) 얘기다.

SSG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과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짜릿한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동률을 만들었다.
이날 ‘뒷문 지킴이’ 조병현은 팀이 2-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자신의 첫 가을야구 데뷔전인 1차전에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을 뿐 아니라, 올시즌 30세이브를 달성한 에이스. 무엇보다 우천 취소로 경기가 하루 뒤로 밀린 덕분에 필승조 투입이 가능했다. SSG로서는 최선의 선택지였던 셈이다.
3·4차전은 대구에서 치루는 만큼 홈에서 1승이 간절했다. 빈손으로 원정길에 나서는 것과 1승이라도 거머쥔 건 천지 차이기 때문. 게다가 단기전은 ‘기세’다. 1선발 드류 앤더슨이 복귀하기 전 승리를 거두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선발 김건우를 4회 도중 내리고 필승조를 앞당겨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가장 큰 위기는 오히려 예기치 못할 때 터졌다. 9회 조병현이다.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양도근은 희생번트 성공, 후속으로 나선 강민호의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자칫하다간 연장 승부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 1사 1루에서 류지혁에게도 볼넷을 헌납했지만, 홍현빈-이재현을 연달아 4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만약 역전을 허용했다면 시리즈 전체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조병현은 “최대한 동점에서 끝내고자 했고, (추가 실점 없이) 잘 막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되돌아보며 “의도치 않게 승리투수가 됐다. 다음에는 잘 던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실점 이후 제구에 신경을 더 썼다는 게 조병현의 설명이다. 그는 “공 자체는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공에) 힘이 있다고 느껴져서 똑같이 자신 있게 들어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숭용 감독도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다음 경기에서도 세이브 상황이 오면 기용할 예정”이라며 “본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가 중압감을 견디는 게 쉽지 않은데, 오늘 경기를 계기로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제 조병현의 시선은 대구로 향한다. 그는 “일단 모든 경기에서 다 이기는 게 최우선”이라며 “사이클이 다 다르다.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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