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승부수’가 무섭다…같은 1승1패? 분위기는 이제 SSG다 [준PO]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 기자] 단기전에서는 파격적인 선택을 할 때가 있다. 통하면 좋은데, 아닐 때도 있는 법이다. 삼성이 승부수를 던졌고, SSG가 이를 제대로 깼다. 1승1패다. 동률이다. 그러나 속을 보면 얘기가 다르다.

문학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과 2차전이 열렸다. 1차전은 삼성 승리다. 완승이다. 선발 최원태가 눈부신 호투를 뽐냈고, 타선도 홈런 두 방 때리는 등 힘을 냈다.

2차전이 중요했다. 비 때문에 10일 경기가 11일 열렸다. 흐름이 변했다. 삼성이 한껏 기세를 올렸는데, 하늘이 막은 모양새. SSG는 한숨 돌렸다. 하루 재정비 시간. 덕분에 2차전에서 불펜을 쏟아부을 수 있었고, 끝내 이겼다.

핵심은 9회다. 9회초 2-3으로 뒤진 삼성이 강민호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금방이라도 뒤집을 듯했다. SSG 조병현이 추가 실점은 막았다.

9회말 SSG 공격. 삼성이 투수를 바꿨다. 투구수 6개인 배찬승을 내리고 아리엘 후라도를 올렸다. 마무리 김재윤을 7회 낸 순간 예상된 부분이기도 하다. 9회를 틀어막고, 연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

통하지 않았다. SSG가 후라도를 깼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성욱이 후라도의 가운데 몰린 시속 149㎞ 속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훨훨 날아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끝내기 홈런이다. 순식간에 경기가 끝났다.

SSG에게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이로운-노경은-김민까지 잘 던졌는데, 마무리 조병현이 흔들렸다. 졌다면 타격이 클 뻔했다. 김성욱이 조병현을 살렸다. 제물이 삼성 에이스라 임팩트 최상이다.

조병현도 한숨 돌리게 됐다. 1차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했는데, 2차전에서는 1이닝 1안타 2볼넷 2삼진 1실점이다. 블론세이브다. 대신 승리투수가 됐다.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고, ‘각성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SSG로서는 홈에서 1승1패가 마뜩잖을 수도 있다. 대신 1패 후 극적인 1승이라는 점은 크게 작용한다. 대구 원정이지만, 3차전을 잡는 순간 시리즈가 사실상 끝날 수도 있다.

삼성은 그만큼 부담을 안는다. 하필 후라도가 맞았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도 좋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든든하기 그지없었는데, 가을이 되니 아쉬움이 묻어난다.

3차전 원태인이 나서고, 4차전 후라도가 선발이다. 4차전이 ‘지면 끝나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 후라도에게 부담이 가중된다. 기세 싸움인 단기전에서 여러모로 불리함을 안고 나서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