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등록일수 논란 있지만…‘안우진 효과’ 보고 가실래요? “韓 최고 투수, 어린 후배에게 긍정적 영향”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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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이소영 기자] “코치나 감독에게 듣는 것보다 남는 게 있을 거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누군가 한 명이 빼어난 실력을 자랑해도, 시너지가 나지 않으면 호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때로는 윗선보다 같은 위치, 같은 시선에서 바라보는 조언이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키움 간판 안우진(26)이 18일 엔트리에 등록됐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지만, 키움은 ‘멘토’ 역할을 부여하며 안우진에게 자리를 내줬다.
안우진은 청백기가 열린 지난 7월2일 펑고 훈련 도중 어깨를 다쳤다. 올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아쉬움이 짙은 가운데, 최근 키움은 안우진으로부터 확대 엔트리 등록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구단의 계획대로라면 재활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선수 본인이 ‘직접’ 1군 엔트리 등록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남은 시즌을 동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는 게 구단 측의 설명이다.

안우진 역시 “선수단과 함께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기쁘고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남은 시즌 동안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등록일수’ 논란이 잇따랐다. 2018년 입단한 안우진의 풀타임 시즌(145일)은 두 번에 불과하기 때문. 선수단 동행은 엔트리 등록 없이 가능한데다, 안우진의 경우 7시즌을 채우면 구단 동의 아래 메이저리그(ML) 진출이 가능한 상황. 게다가 8시즌을 채우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기에 ‘멘토링’을 가장한 ‘편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안우진은 18일 두산전부터 모습을 드러냈고, 30일 SSG전까지 선수단을 동행한다.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정현우를 비롯해 박정훈 등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모습 또한 포착됐다. 24일 진행되는 신인 환영 행사에도 송성문과 함께 멘토로 나선다.
설종진 감독대행도 안우진의 합류에 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계 화면)을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몰랐다”고 가벼운 농담을 건넨 그는 “안우진이 국가대표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견해를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베테랑 선수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어린 후배들이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며 “코치나 감독에게 듣는 것보다 남는 게 있을 거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1라운더 박준현 역시 미국 진출이 아닌 국내 잔류를 선택한 데에 안우진의 영향도 있었다고 전했다. 논란은 여전하지만, 선수단에 동기부여를 불어넣은 ‘안우진 효과’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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