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만 야구할 거야?” 짓궂은 농담에 힘 ‘펄펄’…‘5연패 STOP’ 오원석, 후반기 징크스도 떨쳐냈다 [SS수원in]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수원=이소영 기자] “전반기에만 야구하고 후반기엔 안 할 거야?”

무실점 완벽투 뒤엔 동료들의 애정 어린 농담과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10승을 넘어 11승을 움켜쥔 KT 에이스 오원석(24) 얘기다.

KT는 23일 키움전에서 7-0 완승했다. 선발 오원석의 깔끔한 호투와 타선의 맹타가 합작한 값진 승리다. 이날 승리로 KT는 키움에 11승5패로 완벽한 우위를 점한 데다, 6위 롯데와 격차를 2.5경기 차까지 벌렸다. 필요한 순간에 마운드와 방망이가 골고루 터져준 덕분이다.

무엇보다 선발로 나선 오원석의 6.1이닝 6안타 7삼진 무실점 투구가 승리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속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을 섞어가며 이른바 ‘고춧가루 부대’ 키움 타선을 마음껏 요리했다. 게다가 바라고 바라던 후반기 첫 승리까지 품에 안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원석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팀이 매우 중요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 속에서 이겨서 다행인 것 같다. 나 또한 연패 중이었는데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흠잡을 데 없는 퀄리티스타트(QS) 투구였는데, 특히 볼넷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오원석은 “감독님과 고영표 선배와 밸런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밸런스가 좋아지다 보니 볼넷도 자연스럽게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신감 회복도 핵심 ‘키’다. 그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예전에는 심적으로 쫓기는 부분이 있었다. 그 부분을 극복하니 볼넷도 줄었다”고 되돌아봤다.

전반기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8의 호성적을 거뒀지만, 후반기 들어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지난 7월 NC전을 끝으로 내리 5연패 하다가, 이날 시즌 11승(패)째를 수확했다. 오원석은 “매년 후반기에 승리하고 나면 연패하는 패턴이 이어졌다”면서 “후반기에 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올해도 비슷한 건가 싶었는데,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고 후련해했다.

동료들의 애정이 서려 있는 농담이 힘이 됐다는 게 오원석의 설명이다. “장성우를 비롯해 황재균 등 선배들이 ‘후반기 푹 쉬네’ ‘전반기에만 야구하고 후반기에는 안 할 거냐’ 등 농담을 많이 건넸다”라고 밝힌 그는 “장난이라는 건 당연히 알고 있다. 오히려 (힘든 상황)을 장난 풀어가는 게 중요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장난 섞인 응원이 ‘후반기 징크스 탈출’을 만들어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