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끝인 줄 알았는데… KT 황재균, 우여곡절 끝 ‘100안타’ 달성 “선수들도 축하해줘, 원팀 같았다” [SS수원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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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이소영 기자] “누적 기록이 안 좋으면 경기 못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KT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8)이 KBO리그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14시즌 연속 100안타를 달성하면서다. 리그에선 역대 7번째, 오른손 타자로서는 이대호에 이어 2번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23일 키움전에서 7-0으로 크게 이겼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4연패에 빠지며 한풀 꺾였다가 한화와 삼성, 키움까지 연거푸 격파하며 가을야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날 황재균은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타점 활약을 펼쳤다. 2안타를 기록한 직전 삼성전 이후 ’100안타 고지’까지 단 한 개만을 남겨둔 상황. 이틀 만에 올시즌 100번째 안타를 거머쥐는 기쁨을 맛봤다.
대망의 기록은 세 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선두 장성우가 물러난 6회말, 후속 타자로 나선 황재균이 키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초구를 공략해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양준혁, 박한이, 이승엽, 이대호, 손아섭, 김현수에 이어 역대 7번째 진기록이자 오른손 타자로 좁히면 이대호(2004~2022) 다음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황재균은 “연속 100안타가 이어지는 건 알고 있었다”며 “사실 올해 끊긴 줄 알았다. 시즌 초반 경기에 많이 못 나갔기 때문에 이제 끊기겠구나 싶었다. 시즌 막바지 아슬아슬하게 달성했딘. 기분은 좋다”며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 감독뿐 아니라, 선수단 역시 황재균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선수들도 내 기록을 알고 있었다”라고 밝힌 그는 “몇 년 연속인지, 몇 개 남았는지를 일주일 전부터 계속 물어보더라. 다 같이 축하해주니 원팀 같고 기분이 정말 좋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황재균은 후반기 들어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397에 달한다. 그는 “아무래도 득점권 상황에서 결과가 좋았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가지게 됐고, 더 적극적으로 임했던 게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누적 기록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이 감독도 황재균의 누적 기록을 칭찬했다는 후문이 자자했다. “일단 안 다치고 꾸준히 경기를 나갔던 점이 큰 것 같다”며 “누적 기록이 안 좋으면 경기에 못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문에 있어서는 조금이나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말했다.

더욱이 황재균은 올시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어느 포지션이든 일단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했다”라고 운을 뗀 그는 “1루수로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베테랑으로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야구가 제 마음처럼 되는 게 아니더라. 최근에는 중요한 순간에 역할을 한 적이 많았고, 이기는 경우도 늘었다. 그런 부분은 좋은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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