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23’ 이다연, 연장 혈투 끝 이민지 꺾고 2년 만에 ‘하나 퀸’ 탈환…통산 9승 달성 [SS청라in] > 스포츠 소식

[스포츠서울 | 청라=김민규 기자] 이다연(28·메디힐)이 다시 한 번 ‘하나 퀸’에 등극했다. 2년 전과 같은 장소, 같은 대회. 그리고 같은 상대였던 이민지(29·호주)와의 연장 혈투 끝에 값진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다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파72·681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우승상금 2억70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이다연은 세계랭킹 4위 이민지와 동타를 이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차전에서 파를 기록한 두 선수는 2차전으로 향했다. 여기서 이다연이 침착하게 파를 기록한 반면 이민지의 파 퍼트가 빗나가며 승부가 갈렸다.

이다연은 2023년 이 대회에서 이민지를 3차 연장 끝에 꺾고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이번 우승으로 2년 만에 우승과 함께 투어 통산 9승째를 추가했다.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이다.

우승 후 이다연은 “올해 준비하면서 우승하려고 달려왔다. 지난해 부상도 있었고 좋지 않았는데 꿈만 같다”라며 “베어즈베스트에 오면 웬지 모르겠지만 성적이 좋았다. 그런 좋은 생각을 하다보니 또 다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승부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였다. 버디 쇼다운이 펼쳐졌다. 흐름은 17번 홀(파5)부터 요동쳤다. 이민지가 18번 홀(파4)에서 8.4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곧바로 이다연이 17번 홀에서 10.3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공동 선두가 됐다. 극적인 타이밍에 터진 버디 ‘두 방’은 그대로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수 만명의 갤러리 환호 속에 명승부가 완성됐다.

3라운드까지 3타차 단독 선두였던 박혜준은 초반 더블보기로 흔들린 후 페이스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유현조가 잠시 선두를 이어받았지만, 15번 홀(파5) 헤저드, 16번 홀(파3) 보기를 적으며 무너졌다.

이다연과 이민지가 이 틈을 파고 들었다. 이다연은 14~15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17번 홀까지 버디 3개를 몰아넣었고, 이민지는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묶어 추격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다연은 2년 전 이 대회 우승 때와 같은 색상의 옷을 입고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챔피언조에 들면 주로 붉은 색 계열의 옷을 입으려고 한다”라며 “오늘은 크게 의식하지 않고 스스로 좋은 마음가짐을 위해 붉은 색(치마)을 선택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웃었다.

한편 1∼3라운드 선두를 달렸던 박혜준은 3타를 잃고 유현조와 공동 3위(6언더파 282타)에 올랐고, 성유진이 5위(5언더파 283타), 이동은과 이재윤이 공동 6위(3언더파 285타)에 자리했다.

시즌 3승의 이예원은 공동 14위(2오버파 290타), 마찬가지로 올해 3승을 올린 방신실은 공동 24위(4오버파 292타)다. 세계랭킹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이날 4타를 잃고 공동 44위(8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