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훈련 효과에 ‘젊은 피’ 성장…“이겨내 뜻깊다” 헤난 체제 첫발, 대한항공 ‘비상’ 준비 완료

본문

[스포츠서울 | 여수=박준범기자] 3년 만에 컵 대회 정상에 선 대한항공이 다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헤난 달 조토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20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OK저축은행과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6)으로 꺾었다. 대한항공은 2022년 순천 대회에 이어 3년 만에 컵 대회 정상에 섰다.
대한항공은 지난시즌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정규리그에서 3위에 머물렀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으나 현대캐피탈에 우승을 내줬다. 대한항공은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이별하고, 헤난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브라질 남자배구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물론 외국인 선수가 모두 출전하지 못하고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이 컵 대회 참가를 철회하는 등 대회 의미가 다소 퇴색했으나 부임 후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의미가 있다.
헤난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진짜 강팀은 체력뿐 아니라 멘탈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강팀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헤난 감독은 전지훈련을 마다하고 강도 높은 훈련과 평가전을 연달아 치르고 있다. 선수들의 체력을 기르는 동시에 V리그와 상대 분석에 나선 것. 대한항공은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곧바로 이어지는 연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헤난 감독은 “훈련과 경기의 내용이 일치하는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MVP를 수상한 베테랑 세터 한선수는 “미친 듯이 죽을 만큼 훈련했다”라고 혀를 내두른 뒤 “두 달 동안 정말 열심히 했다. 힘들지만 즐겁게 했다. 감독께서 자기를 믿고 끝까지 가보자고 했다. 성적이 이렇게 났으니 선수들은 할 말이 없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 대한항공 주전 아포짓으로 출전해 ‘라이징 스타상’을 받은 김준호도 “훈련이 걱정된다. 훈련을 힘들게 해서 컵 대회 우승했으니, 힘들게 하는 것에 토를 달면 안 될 것 같다”고 거들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은 ‘젊은 피’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준호는 물론 서현일, 임재영 등도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의 선수단 뎁스가 워낙 두터우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팀의 전력을 상승하게 한다.
헤난 감독은 “강승일, 임재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준호도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여줬다. 아포짓 역할을 이해하고 뛰었다”라며 “김민재는 이미 국제 수준의 선수다. 한선수, 유광우, 김규민은 워낙 베테랑으로 코트 안에 평안함을 가져다주는 선수가 아닌가 싶다. 경기를 뛰고자 하는 갈망을 느꼈다”고 힘줘 말했다.
한선수는 “어린 선수들이 힘들었을 텐데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 게 뜻깊다”라며 “힘든 상황도 오고 패하기도 할 텐데 어느 팀이든 우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훈련만 하면 훈련에 머무는 데 훈련을 바탕으로 성과도 냈으니 자신감이 더 상승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