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으로는 개최 불가능, 컵 대회 앞으로 어떻게 되나[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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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한국배구연맹이 주최하는 컵 대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의 요구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하다.
원래 컵 대회는 외국인 없이 주로 비주전 선수들이 뛰는 무대였다. 지난해 시기를 9월로 옮겨 외국인, 아시아쿼터까지 뛰는 대회로 변화하긴 했지만, 올해에는 FIVB의 제동으로 무산됐다.
당장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게 우선이지만, 당장 2026년부터 컵 대회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는 FIVB가 정한 캘린더 밖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FIVB는 올해에 한해 대회 개최를 허락했지만, 이번 한 번뿐이라는 단서를 단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해부터는 8~9월에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된다. 연맹이 무리수를 둘 이유도, 명분도 없다. 2026년을 보면 여자부 10월 5일, 남자부 10월 19일부터 자국 리그를 소화할 수 있다.
캘린더에 맞춰 10월에 컵 대회를 치르면 V리그 개막이 늦어진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이 야구 개막과 겹쳐 중계방송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리그 일정을 축소하기도 어렵다. 연맹은 이미 팀별로 36경기를 기준으로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 수가 줄어들면 적지 않은 돈을 반납해야 한다.

일각에선 올스타전 브레이크에 컵 대회를 소화하자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한다. 컵 대회 개최 취지 중에는 비연고지의 ‘배구 활성화’도 포함되어 있다. 이벤트성으로 한 지역에서 모여 최정예로 컵 대회를 치르자는 목소리다. 마침 올스타전 휴식기가 있어 이 기간을 활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다만 기존에 하던 일정으로는 대회가 길어 후반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따른다. 남녀를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 개최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연맹의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축구의 코리아컵처럼 컵 대회를 리그 일정 중간에 넣자는 아이디어도 있다. 휴식일인 월요일을 이용하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배구에서는 새로운 개념인데 배구 불모지 홍보라는 기존의 취지에서는 벗어난다는 맹점이 있다.
의견이 거의 나오지는 않지만 컵 대회를 아예 폐지하는 안도 나올 수 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연맹은 컵 대회를 포함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리그 일정을 축소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돈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현재 사태를 수습하고 나면 연맹도 본격적으로 컵 대회 운영 방식을 두고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얘기된 것은 아니지만 곧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각 구단의 의견을 잘 들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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