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예요? ‘18G 연속 무실점’ 오석주, 2차 드래프서 피어난 ‘NEW 히어로’ [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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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후반기 오석주(27)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평균자책점 0.00’이다.
메마른 키움 땅에도 한 줄기 빛이 내리기 시작했다. 마운드 정상화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2025시즌이 마냥 ‘실패’로 남지 않을 모양새다.

키움은 시즌 내내 최하위권을 전전했다. 그 탓에 가을야구 레이스 조기 마감뿐 아니라, 3년 연속 꼴찌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최근 키움의 페이스가 예사로움을 넘어 매섭다. 만나는 팀마다 연일 ‘고춧가루’를 뿌리며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17일 키움은 46승4무87패, 승률 0.346으로 10위다. 물론 성적표는 여전히 처참하다. 잔여경기 단 6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리그에서 유일하게 5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다만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6승4패로 이 기간 3위다. 2위 한화와 3위 SSG가 상위권인 점을 고려하면 장족의 발전인 셈이다.

무엇보다 오석주의 반등이 눈부시다. 2017년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LG에 입단한 오석주는 2019년 첫 1군 무대를 밟은 뒤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LG 시절 나섰던 1군 경기는 25경기에 그친데다, 평균자책점도 5~6점대에 머물렀다.
2024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총 17경기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11.12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것. 데뷔 이후 한 번도 고점을 찍은 적이 없는 선수인 만큼 올시즌 역시 오석주를 향한 기대는 미미했다.

그런데 후반기 ‘고춧가루 부대’ 중심에 서 있다. 시즌 초반 반짝했다가 4~6월까지 기대 이하의 투구를 선보인 오석주가 7월부터 18경기 연속 무실점 질주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반기 33경기, 1패3홀드, 평균자책점 5.86에서 후반기 2승4홀드를 기록한 데 이어 무실점 호투를 뽐내고 있다.
한때 1.037까지 치솟았던 상대 타자 OPS(출루율+장타율)를 0.250으로 낮췄고,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또한 2.46에서 0.71로 떨어졌다. 직전 두산전에서 0.2이닝 동안 볼넷 한 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 4-2 승리에 이바지했다.
설종진 감독대행은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오석주 포함 불펜들이 많이 좋아졌다. 감독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오석주가 현재 키움 마운드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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