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 못 하고→‘1인분’도 못 한다, 자꾸 ‘초’ 치는 롯데 벨라스케즈,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SS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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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SSG전 0.2이닝 부진
월간 ERA 19.80
슬라이더 ‘문제’→속구 구사 늘리니, 콘택트율 무려 66.7%.
경기 당 5000만원, 돈값 전혀 못 한다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롯데 한숨이 더 깊어진다. 기대를 걸었던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33)가 연일 부진하다. ‘1인분’도 하지 못한다. 마운드에 오르면 난타를 맞는다. 가을야구를 향한 외국인 투수 교체 ‘승부수’가 오히려 독이 된 모양새다.
벨라스케즈는 지난 13일 사직 SSG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0.2이닝 5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됐다. 부진 탈출을 하지 못한다.
지난달 KBO 무대에 입성했다. 한 달간 4경기 평균자책점 8.05를 기록했다. 첫 달이라는 점에서 적응 문제를 고려할 수 있었다. 9월, 상황은 더 나빠졌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19.80에 달한다. ‘최악’에 가까운 투구다.
속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9㎞로 나쁘지 않다. 공의 가치가 리그 하위권이다. 그래도 메이저리그(ML) 경험이 많은 선수인데, 언제쯤 제 위력을 발휘할까.

스탯티즈 기준 속구 가치가 -5.1로 리그 237위에 머문다. 같은 시기 입성한 LG 앤더스 톨허스트가 1.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다. 속구로 경쟁력을 보이지 못한다는 의미다.
세부 지표는 더 참혹하다. 안타율은 0.363으로 243위, 장타율은 0.657로 256위다. 10개 구단 선발진 대부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인분조차 못 한다’는 혹평은 여기서 나온다.
문제는 구종 운영에서도 드러난다. 8월에는 슬라이더가 흔들렸다. 당시 슬라이더 상대 OPS가 1.500을 넘겼다.
이를 의식한 듯, 9월부터는 슬라이더 비율을 줄이고 속구 비중을 늘렸다. 이번에는 속구가 얻어맞기 시작했다. 최근 속구 상대 OPS는 2.000을 넘는다. 기본 중의 기본인 구종마저 무너진 셈이다.
투구가 너무 단조롭다. 속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64.4%다. 제구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 가운데로 몰린다. 속구 헛스윙률은 33.3%에 불과하고, 콘택트율은 66.7%에 달한다.

김태형 감독도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벨라스케즈를 데려온 이상 써야 한다. 첫 경기부터 흔들린 것이 흐름을 끊었다”고 지적했다.
벨라스케즈는 합류 당시 잔여 시즌 33만달러(약 4억6000만원) 연봉을 받기로 했다. 한 달로 따지면 2억원, 등판 한 경기당 약 5000만원에 달한다. 이 돈에 걸맞은 성과는커녕, 차라리 로테이션에서 ‘제외하는 것이 낫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못 던진다.
팀이 급한데, 외인이 초를 치고 있다. 이제 롯데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더 지켜볼 것인지, 로테이션에서 제외할 것인지.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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