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허경민은 ‘리드오프 제격’, 1번 타순 옮기자 ‘4할 타율’ 폭발→5강 싸움 ‘KT 희망’ 됐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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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KT 허경민(30)이 리드오프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시즌 중반까지 기복을 보이며 부진에 시달렸다. 타순을 1번으로 옮긴 뒤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9월 월간 타율은 무려 0.421에 달한다. 출루 능력이 대단하다. 타격감도 준수하다. 팀 타선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기대에 못 미쳤다. 3월 타율 0.367로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4월 들어 0.265로 떨어졌고, 5월에는 0.130까지 추락했다. 이어 6월에도 0.236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강철 감독도 당시 “FA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기다리면 된다”고 언급하며 인내심을 보였다. 7월 타율 0.306을 기록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KT는 올시즌 내내 리드오프 부재로 고민했다. 확실한 ‘카드’가 없었다. 최근 외국인 타자 앤드루 스티븐슨이 1번을 맡았지만, 기대만큼의 출루율을 보이지 못했다. 시즌 초에는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를 번갈아 세워봤다. 최적의 그림은 아니었다. ‘강한 1번’은 KT 색깔과 거리가 먼 셈이다.
결국 허경민이 리드오프로 나섰다. 안정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이 인상적이다. 1번으로써 필요한 ‘선구안’도 갖췄다. 결과는 확실했다. 8월 타율 0.29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낸 데 이어, 9월 들어서는 0.421을 기록 중이다.
주로 6~7번으로 나섰을 때 타율은 0.287에 머물렀지만, 1번으로 기용되자 0.323까지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 역시 동반 상승하며 팀 공격 전개에 안정감을 더했다.

KT 입장에서도 반가운 상황이다. 올시즌 팀은 중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6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리드오프 자리가 마침내 안정된 것은 큰 호재다.
이강철 감독은 “남은 경기 허경민을 1번으로 고정하겠다. 확실히 최근 출루 능력도 좋고 만족스럽다. 또 스티븐슨이 2번에 있으니, 오히려 낫다”고 했다.
시즌 막판이다. 매 경기가 중요하다. 1승1패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시점이다. 허경민은 KT 타선의 가장 중요한 퍼즐이다. 팀이 필요로 하던 해답을 찾아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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