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되찾은 원조 ‘메이저퀸’ 전인지 “이제는 골프가 사랑스러워요”[SS 인터뷰]

본문
2년 만에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팬께 인사
난코스 불구 최종일 마지막홀 언더파로 마무리
“고교시절 심리상담 선생 만나 생각전환 성공”
“나이 잊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큰 응원, 감사”

[스포츠서울 | 이천=장강훈 기자] “코스에 나서는 게 좋다.”
‘플라잉 덤보’ 전인지(31·KB금융그룹)가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모처럼 국내대회에 출전해 ‘팬 함성’이라는 큰 동력을 얻은 덕분이다.
전인지는 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에서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적었다. 까다로운 코스 난도 탓에 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선수가 스무명이 안될 정도였으니 선전한 셈이다.

최종라운드에서 16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1개씩을 바꿔 이븐파 행진을 하던 그는 “마지막 홀은 꼭 버디하고 싶었다. 플라잉 덤보(팬덤명)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버디로 마지막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성공해 기분좋게 대회를 마쳤다”며 웃었다.
2013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전인지는 2015년 일본(살롱파스컵)과 한국(하이트진로 챔피언십), 미국(US여자오픈)에서 차례로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따내 ‘메이저퀸’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2016년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트로피까지 품어 ‘세계에서 가장 골프를 잘하는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화사한 미소가 매력적인 전인지는 LPGA투어 진출 이후에도 승승장구했지만,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을 전후해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다. 무리한 스윙교정으로 부상하는 등 좀처럼 회복 동력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도 했다.
그는 “고교 때부터 의지하던 조수경 박사님을 다시 만나 심리상담을 받은 게 ‘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이 됐다. 채우려고 노력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비우는 연습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미소를 되찾은 것도 ‘더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일상’ 대신 ‘오늘 라운드에서는 무엇을 해볼까를 즐겁게 상상하는 일상’으로 바꿨더니 없던 에너지가 생긴 덕분이다. 한 라운드에서 한두 개만 좋은 샷을 해도 기분이 좋은 것도 생각의 전환 덕분이다.
전인지는 “골프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면서 “노력에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아 지치는 중에 조 박사님을 다시 만났다. 비우려는 노력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즐거움이 찾아왔고, 자신이 밝은 쪽으로 변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골프 성적은 여전히 들쑥날쑥하지만, 결과보단 코스 위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더 집중한다. 그는 “어릴 때는 30대까지 골프할 수 있을까 싶었다. 현재 기분으로는 나이는 내 골프에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짧은 국내 체류를 끝내고 다시 LPGA투어로 돌아간다. 그는 “시드보다는 랭킹을 조금 더 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남은 시즌을 치르려고 한다”며 “KLPGA투어 대회를 치르면 나이를 잊고 플레이한다. 좋은 기분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라도 또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팬들께 인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