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호신’ 유영찬, 알고도 못 치는 슬라이더…비결은 속구와 같은 ‘피치 터널’ [SS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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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찬 8월에 9세이브, 평균자책점 0.64 기록
비결은 속구와 같은 피치 터널을 가진 슬라이더
속구와 같은 포인트, 스피드를 보이는 팔 스윙
염경엽 감독 “유영찬, 내가 가진 가장 센 카드”

[스포츠서울 | 강윤식 기자]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 가장 센 카드죠.”
LG 염경엽(57) 감독이 유영찬(28)을 두고 한 말이다. 사령탑의 신뢰가 굳건할 수밖에 없는 활약을 펼친다. 8월 엄청난 페이스를 보인 LG에서 큰 역할을 했다. 상대가 알고도 못 치는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비결은 속구와 같은 ‘피치 터널’이다.
올시즌 유영찬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탓. 재활에 전념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지난 5월30일 마침내 1군에 등록됐다. 이후 LG ‘수호신’으로 쭉 활약 중이다. 1일 현재 32경기 2승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를 찍는다.

8월에 특히 좋았다. 13경기 1승1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0.64다. 빡빡한 상황에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리고는 했다. 8월에 유영찬보다 많은 세이브를 올린 선수는 없다. 활약을 인정받아 8월 월간 MVP 후보에도 올랐다.
예리한 슬라이더가 유영찬 호투의 핵심으로 꼽힌다. 평균 시속 148.7㎞의 속구로 카운트를 잡은 후 슬라이더를 뿌린다. 상대하는 타자 입장에서는 슬라이더가 들어올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지만, 연신 방망이가 헛돈다. 슬라이더와 속구가 같은 피치 터널을 가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염 감독은 “(유)영찬이 슬라이더 팔의 스윙을 보면 속구와 같은 포인트, 스피드로 때려준다. 요즘 말로 하면 속구와 피치 터널이 같다. 타자 가까이 속구처럼 오다가 종으로 떨어진다. 또 단순히 각도가 휘는 정도가 아니라, 커브처럼 떨어지는 움직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피치 터널 형성이 잘 돼 있다. 타자들이 볼 때 속구처럼 보이기 때문에 스윙 비율이 높아지는 거다. 또 영찬이는 결정구로 포크볼도 가지고 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같이 파급 효과를 내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알고도 못 치니 ‘마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력한 무기로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사령탑의 믿음이 두터울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 중 가장 센 카드”라며 “그래서 피로도가 안 쌓였을 때 아웃카운트 4개를 맡긴다.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해서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그만큼 복귀 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이 2년 만의 통합 우승을 바라본다. 단기전에서는 마무리 투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기 마련이다. 막강한 슬라이더를 가진 유영찬의 존재로 이쪽 걱정은 없는 L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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