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메이커’ 허인회 금지약물 징계 딛고 뒤늦은 개막전 “반성·자책 많이했다”[SS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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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약물 복용으로 6개월 출전 정지
8개월 간 골프채도 잡지 않고 ‘방황’
통렬한 반성 “안일하게 생각한 내 잘못”
“골프는 인생이 걸린 문제, 감 잡을 것”

[스포츠서울 | 경기 광주=장강훈 기자] ‘이슈 메이커’가 돌아왔다. 떠날 때도 돌아와서도 별칭 대로 ‘이슈’였다. 허인회(38·금강주택)가 뒤늦은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허인회는 28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강남300 컨트리클럽(파70·686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원)에 출전했다. KPGA투어는 이미 10개 대회를 치렀는데, 허인회에게는 이날이 개막전이다.
금지약물을 복용해 6개월간 출전정지 처분을 받은 탓이다. 급성 통풍 증세로 의사 처방을 받아 복용한 진통제에 ‘트라마돌’이라는 성분이 포함됐는데, 2024년부터 ‘경기 기간 중에는 섭취 금지’ 성분으로 포함됐다.

처방도 받았고, 통증이 있을 때만 섭취하던 터라 금지약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하필 통증으로 약을 먹은 날 하필 도핑테스트를 했고, 1월23일부터 7월22일까지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허인회는 5월께 이 사실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당시 그는 “담당 의사와 나도 규정이 바뀐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은 허인회는 “인생이 걸린 문제였다. 너무 힘들어서 8개월가량 골프채도 잡지 않고 넋나간 사람처럼 시간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해 12월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심각한 사안이라고 생각 못했다. 치료목적이면 구제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의사 처방을 받은거여서 괜찮을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초기 대응을 적극적으로 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지만, 유러피언투어 출전으로 해외에 체류하던 기간이라 미흡했다는 게 허인회의 설명. 그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징계를 받았을 때는 3개월가량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봐도 심각하다 싶을 정도로 마음고생했다”고 밝혔다. 후원사인 금강주택과 팬, 가족들이 “힘내라”고 응원하지 않았더라면 극복이 어려울 수 있을정도였다고 한다.
허인회는 “금지약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내 잘못”이라며 “도핑교육 세미나도 매년하는데, 집중하지 않았다. 골프라는 종목 자체가 경기력에 도움받을 약물이 있을까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측면도 있다. 같은 운동 선수라는 것을 간과한 것이므로 핑계댈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동료 선수들도 금지약물에 관한 경각심을 가졌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치른 뒤늦은 개막전은 ‘역시나’였다.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로 3오버파 70타를 적었다. 허인회는 “2~3년 쉬다가 다시 온 느낌이어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라며 “생각했던 것보다 감이 더 없더라. 빨리 감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그는 “긴장보다는 부담감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경기도 잘 안풀리다보니 성적이 안좋다. 그래도 욕심을 좀 내볼까 한다”고 다짐했다. 전반기를 통째로 쉬었고, 자책도 많이 했다. 늦은 만큼 동료들을 따라잡으려면 매 대회 성적을 내야 한다.
허인회는 “내게 골프는 가족을 제외하고는 전부더라. 은퇴를 떠올렸을 때 대책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인생이 걸린 무대인만큼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서 좋은 성적 내야 한다”면서 “하반기에 2승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그 자체로 또 ‘이슈의 중심’이 된다. 이슈와 허인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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