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히 제 역할 해내는 패트릭, 갈 길 바쁜 KT의 ‘희망’ [SS집중분석]

본문

[스포츠서울 | 박연준 기자] KT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30)가 마운드에서 묵묵히 자기 몫을 해내고 있다. 후반기부터 합류해 아직은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팀이 바라는 ‘기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갈 길 바쁜 KT가 5강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패트릭의 안정적인 투구다.
패트릭은 후반기 교체 외국인 투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리그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그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최소한의 이닝 소화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하기도 했다.
외국인 투수라면 ‘기본 6이닝’은 던져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 팀의 기대다. 패트릭은 등판 초반에는 5이닝 전후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두산전에서는 구위와 제구를 모두 조율하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 감독 역시 “폰세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만족한다. 점점 더 기대치가 커지고 있다”고 웃으며 평가했다.
시즌 성적표도 고무적이다. 평균자책점은 1.93. 많은 삼진을 잡는 유형은 아니지만, 땅볼 유도 능력이 탁월하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아 맞혀 잡는 유형인데, 이는 KBO리그 특성상 효과적인 방식으로 작용한다.

구종 운용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패트릭은 영입 당시부터 ‘커브가 주무기’라는 평가받았다. 실제로 빠른 속구와 함께 커브를 적절히 섞으며 타자를 요리했지만, 최근 들어 슬라이더를 장착하며 투구 폭이 넓어졌다. 포수 장성우와 불펜 투구 과정에서 ‘새로운 활용법’을 찾은 덕분이다.
눈에 띄는 건 두산전 슬라이더 구사율이다. 이전까지는 전체 투구에서 슬라이더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두산전에서는 무려 16%까지 끌어올렸다.
이강철 감독은 “커브보다 슬라이더가 더 좋다는 평가가 있다. 장성우와 상의해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늘리자고 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앞으로도 비중을 더 높이면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팀 상황은 녹록지 않다. KT는 현재 5강 싸움 한가운데 있다. 하위권과 간격이 좁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꾸준히 제 몫을 해주는 선발이다. 패트릭은 그런 의미에서 ‘희망 카드’가 된다. KT 입장에서는 이런 투수가 가장 반가울 수밖에 없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