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개막 코앞인데…선넘은 내홍에 KPGA 선수회까지 우려표명 [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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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회원권 오픈’으로 28일 하반기 개막
KPGA-KPGA노조 진흙탕 폭로전 장기화
대회축소·신뢰하락 설자리 축소 위기감↑
선수회 성명 “공정하고 명확한 해결 기대”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빨리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2개월간 여름방학 중이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가 하반기 개막을 앞두고 있다. 28일부터 강남300 컨트리클럽(파70·6863야드)에서 열리는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원)이 그 무대다.
휴식기 동안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며 투어 재개를 노리던 선수들은 협회와 KPGA 노동조합간 진흙탕 싸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뜩이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규모나 인기 면에서 크게 밀려 위기감이 큰데, 내홍까지 겹쳐 가뜩이나 위축된 투어가 더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KPGA투어는 올해도 일부 후원사가 대회 개최를 포기해 2개월간 강제 휴식을 취했다. 부정적인 이슈가 장기화하면, 가뜩이나 남자 대회 개최에 회의적인 기업들이 후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KPGA투어 선수회장인 호주교포 이원준(30·웹케시그룹)이 대표로 성명서를 공개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표출로 보인다.

KPGA투어 선수회는 협회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에서 ‘협회 내부 문제가 외부로 확대돼 KPGA 명예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팬과 스폰서에게 실망을 드리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골프는 신뢰와 품격 위에서 성장하는 스포츠다. 내부 문제를 외부로 노출시켜 갈등을 키우는 모습은 협회 위상과 남자 골프 전체 이미지만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선수회는 이번 문제가 KPGA가 더욱 투명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협회가 이번 사안을 공정하고 명확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고, 이 과정을 통해 남자 골프가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직장내 가혹행위로 촉발한 일부 임원과 직원 해고 사태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KPGA투어 존속에 도움될 게 없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실제로 KPGA투어 선수측 관계자들은 “시시비비는 지방노동위원회나 법정에서 가리면 될 일인데, 이른바 여론전 공방으로 번지는 건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안되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태의 쟁점은 KPGA가 징계위원회를 통해 직원을 해고한 게 해임된 고위임원의 직장내 가혹행위 사실과 연관이 있느냐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직원들의 실수로 협회 재정이나 신뢰가 훼손된 데 따른 징계절차는 지난해 11월에 밟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직장내 가혹행위 신고가 접수됐고, 징계위원이기도 한 협회 고위임원이 연루된 사안이어서 스포츠윤리센터 등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재개한 것”이라는 말로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PGA노조 측은 “징계위원회 인적 구성부터 시기, 절차 등이 직장내 가혹행위자 해임과 맞물려 보복성 조치”라고 맞섰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정에 문서와 녹취파일 등이 공개돼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졌다.

회원과 후원사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KPGA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린 해고자 간 공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문서 일부와 기억에 의존한 개인이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을 이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때문에 사태 장기화로 논쟁의 쟁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피해는 온전히 선수와 대회 후원사가 지는 모양새다. 직접 이해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이번 사태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 KPGA투어가 처한 냉엄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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