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색까지 바꿨다” 집념으로 만든 ‘갓 세이브 버밍엄’, 차별화로 글로벌 노린다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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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쾰른=김민규 기자] “시장이 작아도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착각했습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김희재 대표가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5’ 현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가 선택한 새 도전의 이름은 바로 ‘갓 세이브 버밍엄(God Save Birmingham)’.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좀비 서바이벌 시뮬레이션이다.
창업 초기 시행착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장르만 고집했지만, 시장의 요구를 간과했다”라며 “레드오션이어도 좋으니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장르를 해보자’라고 생각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전략적 전환이 이번 신작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서바이벌 장르에 중세라는 색다른 배경을 접목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이미 중세 콘셉트 게임(로스트 아이돌론스)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고, 관련 리소스를 갖추고 있었다”라며 “서바이벌 장르에서도 중세라는 차별화 포인트가 통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차현성 디렉터가 혼자 개발해오다 지난해 게임스컴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현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전체 개발진의 절반 이상이 이 게임 개발에 투입됐다는 후문.

무엇보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극사실적인 중세 생활상 재현이다. 차 디렉터는 “14세기 영국 버밍엄을 고증하기 위해 사료를 기반으로 교회 건축 양식을 재현하고, 실제 생활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당근’이다. 초기 빌드에서 주황색 당근을 넣었으나, 역사 전문가가 “14세기에는 보라색 당근만 있었다”고 지적해, 즉시 텍스처를 교체했다. 차 디렉터는 “작은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으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한 물리엔진을 활용한 창의적 전투 시스템이 돋보인다. 식탁으로 문을 막고, 무거운 물체를 던져 좀비를 처치하며, 책상을 받침대 삼아 높은 벽을 오르는 등 주변 사물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그는 “총기 대신 손도끼, 쇠스랑 같은 농기구를 활용하는 만큼 훨씬 처절한 생존기를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재 개발 단계는 프리알파 수준이다. 내년 3~4분기 얼리 액세스(앞세 해보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지금까지의 노하우와 글로벌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반드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자신했다.
모회사 카카오게임즈의 한상우 대표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이용자들의 마음에 긍정적으로 각인될 작품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게임즈는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가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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