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어쩌나…조급하고 동요하고 더듬고, 최대 위기 봉착한 ‘디펜딩 챔피언’[SS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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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 기자] 기세가 꺾인 팀은 아무래도 어수선하다. 우왕좌왕하는 빈도가 높다. 요즘 KIA가 딱 그렇다. 이런 흐름이라면 ‘박터지는’ 중위권 싸움에서 가장 먼저 낙마할 수도 있어 보인다.
준비 부족이다. 물론 폭염에 따른 체력저하, 치열한 순위싸움으로 겪는 정신적 압박감 등을 이유로 꼽을 수도 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이른바 ‘함평 타이거즈’의 경험부족이 만든 어쩔 수 없는 시행착오라는 변명도 가능하다. 냉정하게 보면, 열거한 변명거리 모두 준비부족이다.
준비가 부족하면, 작은 실수에 크게 동요한다. 젊은 선수가 동요하기 시작하면, 도미노 현상처럼 번진다.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던 베테랑들도 조바심에 안하던 실수를 한다.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홈 경기에서도 그랬다. 1회말 두 점을 뽑아 실책으로 무너진 전날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2회초 수비에서 선두타자 이주형의 오른쪽 땅볼 때 묘한 상황이 연출됐다.
1루수 오선우가 타구를 따라갔는데, 돌연 베이스로 돌아갔다. 역동작이긴해도 한발만 더 뛰었더라면 걷어낼 수도 있는 타구. 백업하던 김선빈이 당황하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뜻밖의 유턴이다.

김태진의 왼쪽 플라이는 좌익수 김석환이 ‘만세’를 불렀다. 내야쪽으로 스타트하다가 펜스쪽으로 전환했는데, 간발의 차로 놓쳤다. 타구판단 실수로 볼 수밖에 없는 장면. 그래도 KIA 선발 김도현은 2연속타자 투수땅볼을 유도, 이닝을 끝낼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박주홍 송성문에게 연속안타로 동점, 최주환에게 우월 3점 홈런을 내주고 빅이닝을 헌납했다.
3회초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수비 시프트를 절묘하게 비껴가는 타구로 안타를 허용하기 시작하더니 또 다섯 점을 줬다. 정상위치였다면 잡을 수 있는 타구가 더러 보였고, 빠르고 정확하게 송구하면 추가 실점을 막을 장면도 보였다.

볼이 홈으로 연결되는 틈을 타 2루로 향하던 타자주자를 잡으려고 급하게 송구하다가 자칫 ‘중전 적시타’를 만들어줄 뻔한 아찔한 순간도 포함됐다. 분명 디팬딩챔피언 답지 않은 경기다.
전날 경기에서도 기분나쁜 빗맞은 안타와 실책이 겹쳐 빅이닝을 내주고 추격 동력마저 잃었는데, 최하위 팀을 상대로 이틀 연속 비슷한 패턴으로 흐름을 빼앗겼다. 챔피언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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