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해주세요!” 경기 시작 6시간 전→잠실은 벌써 ‘인산인해’…‘우승 확률 77.1%’ LG의 위엄 [SS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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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무더위가 지속된다. 낮 최고 기온은 35도를 찍었다. 습도도 70%를 넘겼다. 숨이 턱 막히는 날씨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를 정도다. 그러나 팬들의 발걸음은 더 빨랐다. 선수단의 출근길을 보기 위해 경기 시작 6시간 전부터 잠실야구장 외곽은 이미 북적였다.
LG는 전날 잠실 롯데전에서 5-3으로 이겼다. 시즌 70승을 선착했다. KBO리그 역사를 돌이켜보면 70승을 가장 먼저 기록한 35차례 중 27번, 무려 77.1%에서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어졌다.
LG가 ‘우승 궤도’에 올라섰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현재 2위 한화와 격차는 4경기. ‘독주’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닐 만큼 안정적인 1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맞이한 21일 롯데전은 이른 시간부터 다른 풍경을 만들었다. 오후 12시 30분, 선수단 출근길에 야구장 외곽을 가득 메운 것은 수백 명의 팬들이었다.
보통 경기 시작 6시간 전은 한산한 시간대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달랐다. 팬들은 “사인해 주세요”를 연호했다. 땀으로 얼굴이 젖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수들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출근길에 본 기자와 만난 모창민 타격코치는 놀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유독 많은 팬이 오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가 왜 야구를 잘해야 하는지 다시 느꼈다”고 전했을 정도다.
LG 관계자는 “이날 3~400명의 팬이 몰렸다. 최근 구본혁이 구단 유튜브 채널에서 ‘출근길 만나는 팬들에게 포토 카드를 드릴 것’이라 했다. 그래서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수단도 팬 성원에 감사함을 전하고자, 주장 박해민를 비롯해 김영우, 송승기, 이주헌 등 어린 선수가 팬을 직접 만나 사인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무더운 날씨 탓에 팬 건강이 염려됐다. LG는 “날씨가 엄청 덥다. 차명석 단장께서 ‘밖에서 기다리는 팬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구단은 이날 일찍부터 야구장을 찾은 팬에게 아이스크림 및 음료수를 전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무더위 속에서도 잠실구장은 ‘팬덤의 힘’을 증명했다. 성적과 열정이 맞물렸다. 팬과 선수단이 함께 우승을 꿈꾸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여름 한낮의 출근길에서 확인된 풍경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팬들의 열기와 팀의 성적이 한 방향을 바라본다. LG 우승이 점차 현실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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