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이 선수가 롯데 ‘도약’ 위한 ‘히든카드’? 오히려 ‘前 외인’ 데이비슨보다 ‘밋밋’한 느낌이 든다 [SS집중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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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잠실=박연준 기자] 롯데 새 외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33)가 ‘히든카드’가 맞나 싶을 정도다. 기존 터커 데이비슨(29)의 교체 명분은 ‘상위권 도약을 위한 업그레이드’였다. 그러나 벨라스케즈의 두 차례 등판만 놓고 보면 전임자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밋밋한 구위와 불안한 경기 운영 능력이 아쉬움을 남긴다.
벨라스케즈는 19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7안타 2볼넷 3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초반부터 난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투구수 관리에도 실패했다. 92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데뷔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태형 감독은 여전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더 이상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 직전 경기보다 나아진 모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비교는 자연스럽게 전 외인 데이비슨에게 향한다. 데이비슨은 비록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지만, 매 경기 5이닝 2실점 정도는 책임졌다. 특히 10승까지 기록했던 투수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외인으로서 ‘기본’은 했던 선수다.
교체 당시 김태형 감독은 “잘 던졌지만, 팀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선 교체가 맞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성적만 놓고 보면 ‘교체 효과’는 보이지 않는다.
투구 세부 지표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벨라스케즈의 평균 속구 구속은 시속 148㎞, 데이비슨은 시속 147㎞였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각각 61.8%, 65%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리그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한화 코디 폰세와 마찬가지로 빠른 체인지업인 퀵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한국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구종이다. 두 투수의 주무기로 불린다. 폰세 체인지업이 평균 시속 141㎞인데, 벨라스케즈는 시속 143㎞로 더 빠르다. 그러나 차이점은 ‘제구’다. 공이 빠르면 뭐하나.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던지지 못하니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시기 LG도 새 외인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자연스레 롯데와 비교된다. LG는 기존 외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보다 나은 투수를 데려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위 굳히기’에 성공한 모양새다.
특히 톨허스트는 벨라스케즈와 선발 맞대결을 펼쳤는데, 6이닝 무실점을 적었다. 2경기 총 13이닝 연속 무실점, 벌써 2승을 챙겼다. 이 정도 성적은 기록해야 ‘히든카드’라 불릴 수 있다. 같은 외인 교체지만 결과는 ‘천양지차’인 셈이다.

무엇보다 롯데가 도약을 위해 데려온 선수라고 포장하며 ‘교체’를 단행한 점을 고려하면, 실망감이 크다. 롯데가 진짜 도약을 원한다면, 벨라스케즈가 답을 내야 한다. 최소한 데이비슨보다 나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교체 자체가 구단의 ‘판단 미스’로 남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팀도 현재 하락세다. 2005년 6월 이후 20년 2개월 만에 9연패 ‘쓴맛’을 보기도 했다. 벨라스케즈가 연패 흐름을 끊어내지 못하기도 했다. 도약은커녕 오히려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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