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9위 봤어? 요즘 ‘허슬두’ 보는 맛에 삽니다…두산 내년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 [SS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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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요즘 따라 9위인데 9위 같지 않은 너.’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무색하리만큼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머물렀던 두산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신구 조화를 비롯해 ‘허슬두 DNA’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오늘’보다 ‘내일’을 더 기대케 한다.

후반기 들어 두산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18일 현재 두산은 49승5무59패, 승률 0.454로 리그 9위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여느 최하위권 팀으로 보이지만, 속은 다르다. 지난 주말 KIA전 스윕을 통해 4연승을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10경기에서는 선두 LG와 나란히 7승3패를 기록 중이다. 소위 ‘겉과 속이 다른’ 면모로 리그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시즌 이승엽 전 감독 체제에서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했기에 일찌감치 최하위로 시즌을 종료하는 줄 알았으나, 조성환 감독대행 지휘 아래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1위와 격차는 17.5경기다. 그러나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8위 삼성은 2경기 차로 따라잡았고, 공동 5위 KIA-KT-NC와도 5경기 차에 불과하다. 연승이나 연패 흐름을 타면 순위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두산은 지난 10일 키움전부터 16일 KIA전까지 내리 5경기를 1점 차로 이겼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 덕분이다.
특히 직전 17일 경기에서는 휴식 차원으로 말소된 최민석을 대신해 제환유가 마운드에 올랐는데, 5이닝 1실점 깜짝 호투를 펼쳤다. 또한 김정우의 1실점을 제외한 불펜진이 무실점 릴레이로 4-2 역전승을 거뒀다. 김정우도 실점은 했지만,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무엇보다 조 대행은 ‘믿음의 야구’보다 ‘실력 위주’ 야구를 강조해왔다. ‘오늘 잘하면 내일 나간다’라는 기조를 누차 강조한 그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센터라인은 이우찬-오명진이 잘 지켜주고 있다”고 밝힌 조 대행은 “잔여 경기뿐 아니라, 마무리 훈련, 스프링캠프가 남았다. 선수들이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더 빛이 날까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포지션을 딱 정해놓고 경쟁을 생각한 건 아니”라며 “모든 선수에게 다 오픈해 놓고, 건강하게 경쟁하다가 본인이 제일 빛나는 자리에 갈 수 있게끔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치진과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한 포지션으로 국한된 게 아니다. 여러 포지션을 같이 겸할 수 있고, 또 그 포지션을 욕심 내준다면 팀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슬두 DNA가 살아있는 한, 두산의 내일은 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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