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로 ‘왕’이라 불린 사나이…오승환만한 마무리, 또 나올 수 있을까 [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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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라젠카, 세이브 어스.”
그룹 ‘넥스트’가 부른 노래다. 곡 자체로 이미 유명하다. KBO리그로 범위를 좁히면 한 선수를 상징하는 곡이다. 이 곡이 나오면 팬들은 승리를 확신한다. 그렇게 20년 세월이다. 더는 들을 수 없게 됐다.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삼성은 6일 오승환 은퇴 소식을 전했다.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삼성은 오승환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 처리한다. 은퇴투어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름 석 자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년 삼성에 입단했다. 첫 시즌 10승1패11홀드16세이브로 신인왕에 올랐다. 알고도 못 치는 ‘돌직구’를 뿌리며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2006년과 2011년 아시안 단일 시즌 신기록인 47세이브를 기록했다. 30세이브 이상도 5번이다. 2011년에는 4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쓰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통했다. 2014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한신에 입단, 2년간 80세이브 올렸다. 2년 연속 구원왕이다. 메이저리그(ML)로 건너갔다. 세인트루이스-토론토-콜로라도에서 활약했다. 통산 42세이브다.
2020시즌부터 다시 삼성 뒷문지기로 나섰다. 2021년 44세이브 올렸다. 역대 최고령 40세이브에 최고령 구원왕까지 올랐다. 2022년 31세이브, 2023년 30세이브 올렸다. 2024년은 27세이브다.

영원히 삼성 마무리로 군림할 것 같았다. 2024시즌에는 후반기 크게 부진하면서 마무리 자리에서도 내려왔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2025시즌은 더 부진했다. 끝내 은퇴를 택했다.
마지막이 초라하다면 초라하지만, 이룬 업적만 봐도 미친 수준이다. KBO 통산 427세이브다. 오승환을 빼면 300세이브조차 없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도 있다. KBO-NPB-ML에서 모두 세이브를 올린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독보적’이라는 표현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선수가 있을까. 무심한 표정으로 공이 아닌 돌을 던졌다. 천하의 강타자도 오승환 앞에서 무력했다. ‘끝판왕’ 소리 듣는 투수는 오승환 밖에 없다.
정해영(KIA) 김택연(두산) 박영현(KT) 김서현(한화) 조병현(SSG) 등 젊은 마무리 투수가 득세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오승환과 비교는 먼 훗날 일이다.
삼성은 오승환이 원할 경우 지도자 연수도 지원하기로 했다. 오승환이 키우는 ‘제2의 오승환’이 나올 수 있을까. 그 선수도 20년 세월을 버텨야 한다.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만큼 오승환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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